‘디자인의 마쓰다’가 작심하고 만든 신차, 아쉽지만 그림의 떡인 이유

마쓰다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SUV, 신형 CX-5가 마침내 공개됐다.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를 정조준하는 크기와 제네시스가 부럽지 않은 실내, 파격적인 가격으로 무장했지만,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만날 수 없을 전망이다. 만약 이 차가 국내에 상륙한다면 SUV 시장에 엄청난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 분명해 보인다.
마쓰다 신형 CX-5 측정면 (출처=마쓰다)
마쓰다 신형 CX-5 측정면 (출처=마쓰다)

더 날렵하게, 더 크게… 시선 사로잡는 디자인

‘디자인은 마쓰다’라는 명성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3세대로 거듭난 신형 CX-5는 마쓰다의 디자인 철학 ‘코도(SOUL of MOTION)’를 한층 더 날카롭게 다듬었다. 얇고 공격적인 헤드램프와 입체적으로 조각된 그릴은 한눈에 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마쓰다 신형 CX-5 측면 (출처=마쓰다)
마쓰다 신형 CX-5 측면 (출처=마쓰다)
단순히 예뻐지기만 한 것이 아니다. 차체도 확실하게 키웠다. 신형 CX-5의 전장(차 길이)은 4,690mm로, 국내 대표 주자인 현대 투싼(4,640mm)보다 5cm, 기아 스포티지(4,660mm)보다 3cm 더 길어졌다. 이는 곧 더 넉넉한 2열 공간과 트렁크 용량으로 이어져 ‘아빠차’로서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실내는 제네시스급? 파격적인 변화

가장 놀라운 변화는 실내에서 일어났다. 운전석에 앉으면 시선을 압도하는 세로형 15.6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마치 최신 전기차를 연상시키는 이 화면에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가 내장되어,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앱을 직접 사용할 수 있다.

마쓰다 신형 CX-5 실내 (출처=마쓰다)
마쓰다 신형 CX-5 실내 (출처=마쓰다)
단순히 화면만 키운 것이 아니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위해 자주 쓰는 기능들은 물리 버튼으로 남겨두는 똑똑함을 잊지 않았다. 고급스러운 소재와 사람 중심의 설계가 어우러진 실내는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가격은 3천만 원대, 심장은 하이브리드

신형 CX-5는 2.5리터 가솔린 엔진에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한 ‘e-스카이액티브 G’ 단일 파워트레인을 탑재했다. 일상 주행에서의 효율과 충분한 성능을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다.

마쓰다 신형 CX-5 측정면2 (출처=마쓰다)
마쓰다 신형 CX-5 측정면2 (출처=마쓰다)
더욱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일본 시장 기준으로 시작 가격은 약 350만 엔(약 3,280만 원)부터 시작한다. 만약 이 가격 그대로 국내에 출시된다면 투싼, 스포티지 등 국산 동급 모델과 직접 경쟁이 가능한, 매우 공격적인 가격대다.

그래서, 한국에선 살 수 있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쉽게도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 마쓰다는 지난 2020년, 판매 부진을 이유로 한국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철수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국내 시장 재진출에 대한 어떠한 계획도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마쓰다 신형 CX-5 측후면 (출처=마쓰다)
마쓰다 신형 CX-5 측후면 (출처=마쓰다)
뛰어난 디자인과 상품성,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춘 신형 CX-5의 등장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국산차의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었던 매력적인 SUV의 소식이 반가우면서도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