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 모델보다 180mm 길어진 휠베이스, 뒷좌석 공간은 경쟁 모델보다 여유
정부 보조금 적용 시 2,000만 원대 초반 실구매가, V2L 기능으로 활용도 극대화
캐스퍼 일렉트릭 / 현대자동차
자동차 시장의 선택 기준이 실용성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화려한 옵션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유용한지가 차량 구매의 핵심 척도가 된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이 예상을 뛰어넘는 주목을 받고 있다.
분명 체급은 경차지만, 실제 소유주들의 평가 점수는 9점대를 기록하며 크기 논쟁을 무색하게 만든다. 출고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도 계약 취소율이 낮은 것은 이 차의 가치를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차 혜택은 그대로 누리면서도, 활동 반경은 그 이상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체급의 벽을 허문 공간 설계
캐스퍼 일렉트릭 /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의 가장 큰 변화는 외관이 아닌 차체 구조에서 시작된다. 내연기관 모델 대비 180mm 길어진 전장과 2,580mm에 달하는 휠베이스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 덕분에 실내 공간, 특히 뒷좌석의 거주성이 대폭 개선됐다.
경쟁 모델로 꼽히는 기아 레이 EV보다도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하면서, 경차의 고질적인 단점으로 지적되던 답답함을 해소했다. 아이를 태우거나 장을 보는 등 일상적인 용도에서 불편함이 크게 줄었고, 좁은 골목길 주행이나 주차가 편리한 경차의 장점은 그대로 유지했다. 실내 구성 역시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똑똑하게 설계됐다.
일상 주행에 최적화된 균형감
캐스퍼 일렉트릭 실내 /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의 심장은 최고 출력 113마력을 발휘하는 전기 모터다. 이 수치는 경차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답답한 주행 성능에 대한 편견을 깨기에 충분하다. 정지 상태에서 출발하거나 가속할 때 느껴지는 반응성은 기존 내연기관 경차와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여기에 49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조합해 1회 충전 시 최대 315km의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복합 전비는 kWh당 5.8km 수준으로 경제성도 뛰어나다. 왕복 50km 내외의 거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 충전으로도 충분히 운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감은 운전의 만족도를 한층 높여준다.
가치를 더하는 가격과 편의 기능
캐스퍼 일렉트릭 / 현대자동차
캐스퍼 일렉트릭이 ‘실속형 전기차’로 불리는 이유는 가격 구조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적용하면 실구매 가격은 2,000만 원대 초반까지 내려간다. 이는 전기차 구매의 가장 큰 장벽이었던 가격 부담을 크게 낮추는 요인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경차급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V2L(Vehicle to Load) 기능의 탑재다. 이 기능은 차량의 전력을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캠핑이나 차박 등 야외 활동 시 각종 전자기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한다. 가격, 성능, 편의 사양의 절묘한 균형이 실제 사용자들의 높은 만족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압도적인 성능을 자랑하는 차는 아니다. 대신 매일의 일상 속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만족스러운 선택지로 자리매김했다. 주행거리와 가격이라는 현실적인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경차의 정의를 새롭게 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스퍼 일렉트릭 실내 / 현대자동차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