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와는 본질부터 다르다, 엔진은 발전기 역할만 수행하는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의 등장
충전 걱정 없이 1,000km 주행 가능, 전기차에 등 돌렸던 4050 운전자들이 다시 주목하는 이유
G90 / 제네시스
전기차의 단점인 충전 스트레스는 해결하고 장점만 남긴 제네시스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가 4050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1,0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는 소식에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중장년층의 관심이 집중된다. 그들이 EREV에 열광하는 이유를 자세히 알아본다.
도로 위 전기차가 눈에 띄게 늘었지만, 실제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40대와 50대 운전자들은 충전 인프라 부족과 긴 충전 시간에 대한 불편함을 크게 느끼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충전소 위치를 확인하고 대기 시간까지 고려해야 하는 점은 이들에게 큰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네시스가 새로운 해법으로 EREV를 제시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꾸려 하고 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그 사이
GV60 / 제네시스
제네시스가 꺼내든 카드는 완전 전기차(BEV)도, 일반 하이브리드(HEV)도 아닌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다. EREV는 구동 방식의 핵심을 전기 모터에 둔다. 차량은 오직 전기 모터의 힘으로만 움직여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감과 뛰어난 가속력을 그대로 유지한다.
차이점은 배터리가 거의 소모되었을 때 나타난다. 이때 내부에 장착된 소형 가솔린 엔진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엔진은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발전기’ 역할만 수행한다. 즉, 운전자는 충전소를 찾아 헤맬 필요 없이, 주유를 통해 주행 거리를 무한히 늘릴 수 있는 것이다.
하이브리드와는 본질적인 차이점
GV80 하이브리드 예상도 / 유튜브 ‘뉴욕맘모스 NYMammoth’
EREV를 기존 하이브리드와 혼동하기 쉽지만, 둘의 구동 원리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과 모터가 번갈아 가며, 혹은 동시에 바퀴를 굴린다. 이 과정에서 운전자는 엔진의 개입으로 인한 소음과 진동, 변속 충격을 느낄 수 있다.
반면 EREV는 엔진이 구동계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엔진은 오직 발전에만 관여하기 때문에, 운전자는 엔진의 작동 여부를 거의 체감할 수 없다. 시동부터 주행 내내 전기차와 동일한 정숙성과 주행 질감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해 EREV는 ‘엔진을 보조 수단으로 쓰는 전기차’이지, ‘전기가 보조인 내연기관차’가 아니다.
1000km가 바꾸는 이동의 패러다임
EVER? / 현대차그룹
제네시스가 목표로 하는 1,000km 이상의 주행 가능 거리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선다. 이는 운전자의 ‘이동 계획’ 자체를 바꾸는 혁신적인 요소다. 장거리 여행 전 충전소 위치를 검색하고 동선을 짜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특히 명절이나 휴가철에 발생하는 충전 대란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수도권 외 지방이나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외곽 지역을 방문할 때도 불안감이 없다. 전기차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던 ‘주행 가능 거리’에 대한 우려가 사실상 해소되는 셈이다. 이동의 주도권이 온전히 운전자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보다 중요한 실용성과 신뢰
G80 / 제네시스
제네시스의 EREV 전략에 2030세대보다 4050세대가 먼저 반응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은 최신 기술 그 자체보다 검증된 안정성과 실질적인 편의성을 더욱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잦은 업무상 이동, 가족과의 주말 나들이 등 예측 불가능한 주행이 많은 이들에게 충전 스트레스는 전기차를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결정적 장벽이었다.
여기에 ‘제네시스’라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는 신뢰감이 더해지면서, EREV는 단순한 기술적 실험이 아닌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완전 전동화 시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제네시스가 가장 현명하고 자연스러운 징검다리를 놓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