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SBS 순풍산부인과
배우 박영규가 자신의 대표작인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 속 ‘미달이 아빠’ 캐릭터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8일 방송된 KBS 1TV ‘아침마당-화요초대석’에 출연한 박영규는 최근 출연 중인 KBS 2TV 시트콤 ‘빌런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데뷔 40년 차 배우로서의 인생사를 풀어놨다.
이날 박영규는 “인생작을 꼽으라면 단연 ‘순풍 산부인과’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요즘도 초등학생들이 나를 알아보고 ‘박영규다!’ 하며 쫓아온다. 아무래도 나는 100살이 돼도 ‘미달이 아빠’ 박영규로 기억될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그는 “그만큼 ‘미달이 아빠’ 캐릭터에 내 모습이 많이 담겨 있다. 사람들이 박영규인지 미달이 아빠인지 헷갈릴 정도”라고 덧붙였다.

사진=SBS 순풍산부인과
극 중 박영규는 영어 강사 출신의 철부지 남편이자 처가살이를 하는 사위로, 유쾌하면서도 현실적인 캐릭터를 선보였다. 장인어른과 끊임없이 부딪히는 설정, 아내와 딸 미달이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박영규는 “시트콤이라는 장르가 단순히 웃기기만 해선 안 된다. 진실한 연기를 하면서도 그 안에서 웃음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기에 대한 철학을 전했다.
최근에는 KBS 2TV 시트콤 ‘빌런의 나라’에서 다시 한번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배우 오나라, 소유진과 함께 가족 연기를 펼치며 유쾌한 부녀 케미를 자랑하고 있다. 박영규는 “오나라와 소유진이 딸로 나오는데, 정말 실제 딸처럼 살갑게 군다. 나이 차이는 딸이라고 하기엔 많지만, 촬영장에선 자연스럽게 ‘아빠’라고 부른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특히 오나라의 경우, 촬영 외적으로도 박영규에게 반말을 하며 진짜 부녀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고. 박영규는 “오나라가 방송에서 내내 반말만 하더라. 나중에 방송을 보고는 ‘너무 반말만 했던 것 같다’며 편집을 요청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PD가 ‘그게 오히려 자연스럽고 좋아 보인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사진=KBS
한편 박영규는 지난 2004년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후 한동안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캐나다에서 지내기도 했다. 그는 “아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 싶어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며 “아들이 생전에 ‘아빠는 사업하지 말고 연기만 하라’고 말하곤 했다. 그 말을 지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다시금 시트콤으로 돌아온 박영규는 “연기는 여전히 어렵고 도전적이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다”며 “앞으로도 웃음과 감동을 주는 배우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따뜻한 진심이 시청자들의 마음에 또 한번 깊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