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BYD, 월 1000대 판매 넘어서며 수입차 5위 등극
가성비 앞세운 ‘씨라이언 7’ 돌풍에 한국GM은 판매량 ‘반토막’

씨라이언7 - 출처 : BYD
씨라이언7 - 출처 : BYD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가 한국 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중국차’라는 선입견의 벽을 가성비와 상품성으로 허물며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BYD는 지난달 국내에서 1164대를 판매해 전월 대비 41.3%나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이는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볼보에 이어 수입차 브랜드별 판매 순위 5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국내 출범 이후 최고의 성적표다.

월별 판매 추이를 보면 성장세는 더욱 극적이다. 지난 3월 10대 판매에 그쳤던 것이 9월에는 1020대로 100배 이상 급증했고, 11월에는 1164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해 누적 판매량은 4955대로, 연 5000대 판매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공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쉐보레 트랙스 - 출처 : 한국GM
쉐보레 트랙스 - 출처 : 한국GM




씨라이언 7 가성비 앞세워 시장 공략



BYD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것은 단연 중형 전기 SUV ‘씨라이언 7’이다. 지난달에만 680대가 팔려나가며 전체 실적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소형 전기 SUV ‘아토 3’가 444대, 중형 세단 ‘씰(SEAL)’이 40대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씨라이언 7은 국내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중형 SUV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가격은 4490만원으로, 경쟁 모델인 테슬라 모델 Y나 기아 EV6보다 저렴하다. 여기에 국산 전기차와 동일한 수준의 보조금까지 적용하면 실구매가는 3000만원대 후반에서 4000만원대 초반까지 떨어진다. 국내 중견 3사 전기차와 직접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가격대를 확보한 셈이다.

씨라이언7 - 출처 : BYD
씨라이언7 - 출처 : BYD


서비스 인프라 확충 장기전 돌입 신호



BYD코리아는 판매량 확대에만 그치지 않고 서비스 인프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출범 초기 11곳에 불과했던 서비스센터는 현재 16곳으로 늘었고, 전시장 역시 24곳까지 확대됐다. 이는 단기적인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에 뿌리내리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수입차 구매 시 소비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사후관리(AS)다. BYD가 서비스 인프라를 빠르게 확충하는 것은 ‘가성비’를 넘어 실사용 편의성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향후 렌터카, 법인 판매 등 B2B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GM과 엇갈린 희비 평가는 분분



씨라이언7 - 출처 : BYD
씨라이언7 - 출처 : BYD


BYD의 약진은 국내 시장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GM의 상황과 대조되며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한국GM의 지난달 국내 판매량은 973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6.6%나 급감했다. 판매량 대부분이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 차종에 쏠려 있어 라인업 경쟁력 약화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BYD의 성과를 두고 업계의 평가는 엇갈린다. 첫해 5000대에 육박하는 판매량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지만, 시장 판도를 바꿀 ‘메기 효과’를 일으켰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한 자동차 업계 전문가는 “초기 신차 효과, 이른바 ‘오픈빨’일 수 있다”며 “향후 판매량이 꾸준히 유지되는지가 진정한 시장 안착의 척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업계는 BYD가 쉽게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 중국 전기차의 공습이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