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판매량 12만대 회복 속 쏘렌토 독주 지속…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가세 시 판도 변화 ‘초읽기’

2025년 3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 봄바람과 함께 판매량 훈풍이 불었다. 국내 5개 완성차 제조사의 발표를 종합하면, 지난달 국산차 판매량은 총 12만 3,916대로 집계됐다. 이는 업무일수가 늘어난 덕에 전월(2월) 대비 10.3% 증가한 수치이며,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도 2.9% 소폭 상승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현대차 신형 팰리세이드 (출처=현대차)
현대차 신형 팰리세이드 (출처=현대차)


제조사별 희비는 엇갈렸다. 현대차가 6만 3,090대로 부동의 1위를 지켰고, 기아가 5만 105대로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르노코리아(르노)로, 6,116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배나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KGM(구 쌍용차)은 3,208대, 한국GM은 1,397대에 그치며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판매량이 급감하는 아픔을 겪었다.

치열했던 3월의 판매 경쟁, 과연 어떤 차들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을까?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을 살펴보자.

10위 : 현대 팰리세이드 (4,620대, 전월 比 +20.2%)

현대차의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가 심상치 않다. 신형 모델 출시 3개월 만에 처음으로 TOP 10 진입에 성공했다. 놀라운 것은 아직 하이브리드 모델 없이 2.5 가솔린 터보 엔진만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 이달 중 하이브리드 모델이 본격 출고되면 순위가 수직 상승, 최상위권은 물론 왕좌까지 넘볼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르노 뉴 그랑 콜레오스 측정면 (출처=르노코리아)
르노 뉴 그랑 콜레오스 측정면 (출처=르노코리아)
9위 : 르노 그랑 콜레오스 (5,195대, 전월 比 +26.5%)

르노의 효자 모델, 그랑 콜레오스가 부산 공장 생산 라인 정비 이슈를 딛고 10위권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특히 E-테크 하이브리드 모델(4,442대)이 전체 판매량의 86%를 차지하며 인기를 견인했다. 출시 8개월 차에도 식지 않는 인기를 보여주며 르노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8위 : 기아 셀토스 (5,351대, 전월 比 +12.3%)

‘사골’ 소리를 들을 법도 한데, 셀토스의 저력은 여전하다. 3월 한 달간 팔린 국산 내연기관 소형 SUV 1만 2,100대 중 무려 44.2%를 셀토스 혼자 차지했다.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수준. 올해 말 완전 변경 모델 출시가 예고된 만큼, 당분간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현대 싼타페(출처=현대차)
현대 싼타페(출처=현대차)


7위 : 현대 싼타페 (5,591대, 전월 比 +10.1%)

신형 모델 출시 효과가 주춤한 걸까? 싼타페는 2월에 이어 3월에도 7위에 머물렀다. 주력인 하이브리드 판매량(4,233대)은 전월 대비 소폭 늘었지만, 작년 3월과 비교하면 30% 가까이 빠졌다. 곧 출시될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와의 ‘집안싸움’ 여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6위 : 현대 포터 (5,653대, 전월 比 +9.4%)

‘서민의 발’ 포터 역시 싼타페와 마찬가지로 두 달 연속 6위를 기록했다. 2월 전기차 보조금 마감으로 판매가 몰렸던 포터 일렉트RIC 판매량은 3월 들어 35% 이상 급감했지만, LPG 모델 판매량이 28% 이상 늘어나며 빈자리를 메웠다.

5위 : 현대 그랜저 (6,211대, 전월 比 +13.3%)

‘국민 세단’ 그랜저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월 6천 대 판매를 넘어섰다. 경쟁 모델인 기아 K8이 주춤하는 사이 꾸준한 판매량을 유지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하이브리드 모델과 내연기관 모델의 판매 비율이 거의 50:50으로 균형을 맞춘 점도 눈에 띈다.
기아 더 뉴 스포티지 측정면 (출처=기아)
기아 더 뉴 스포티지 측정면 (출처=기아)
4위 : 기아 스포티지 (6,617대, 전월 比 +0.7%)

부분 변경 모델 출시 이후 줄곧 3위권을 지키던 스포티지가 4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판매량 자체는 전월 대비 소폭(49대) 늘었지만, 전체 시장 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주력인 1.6 가솔린 터보 등 내연기관 모델 판매가 오히려 4%가량 줄어든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3위 : 현대 아반떼 (6,829대, 전월 比 +8.5%)

아반떼의 질주가 매섭다.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월 판매량을 기록하며 3위를 꿰찼다. 기아 K3 단종 이후 사실상 준중형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는 모양새다. 전기차 EV4 외에는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는 점도 판매량 상승에 힘을 보태고 있다. (고성능 N 모델은 79대 판매)
카니발 (출처=기아)
2위 : 기아 카니발 (7,710대, 전월 比 -0.3%)

‘아빠들의 드림카’ 카니발이 TOP 10 모델 중 유일하게 전월 대비 판매량이 감소했다. 감소 폭(-24대)은 미미하지만, 전체 시장이 성장한 것을 고려하면 체감 하락은 더 크다. 카니발 역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출시의 영향을 받을 주요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기아 더 뉴 쏘렌토(출처=기아)
1위 : 기아 쏘렌토 (10,155대, 전월 比 +12.0%)

역시 ‘국민 아빠차’는 쏘렌토였다! 7개월 연속 판매량 1위라는 대기록을 이어가며 왕좌를 굳건히 지켰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월 1만 대 판매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내연기관 모델 판매가 47%나 급증한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턱밑까지 추격해 올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의 공세를 막아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