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8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지만, 남편의 외도로 1년 만에 파경을 맞이한 A씨의 사연이 소개되었다. A씨는 남편이 서울 대학가에서 운영하는 음식점의 16살 어린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처음에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지만, 남편의 행동은 점점 대담해졌다. 새벽에도 끊이지 않는 문자 메시지, 수상한 만남들... 결국 A씨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이혼을 결심했다.
이혼 후 드러난 추악한 진실


이혼 후에도 A씨의 마음속에는 상처와 의문이 남아있었다. 가끔 전 남편의 SNS를 둘러보던 A씨는 불륜 상대였던 여직원의 계정을 발견하게 된다. 그곳에는 두 사람의 다정한 사진들이 가득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혼 전에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들도 있었다는 점이다. 배신감과 분노에 휩싸인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 남편의 불륜 사실을 폭로하는 글을 올렸다. 전 남편과 상대 여성의 실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나이, 결혼식 날짜, 신혼집 위치, 음식점 정보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또한 상대 여성의 사진을 모자이크 처리하여 함께 게시했다.

명예훼손의 덫, 진실 폭로는 죄가 될까?

A씨의 폭로는 곧바로 전 남편과 상대 여성의 귀에 들어갔다. 그들은 A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전 남편은 이혼 후 만난 사이일 뿐이라며 A씨의 주장을 부인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A씨, 과연 그녀의 행동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까?
법률 전문가의 분석

김규리 변호사는 A씨의 행위가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예훼손죄는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범죄이다.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더라도 특정 정보를 통해 피해자를 알아볼 수 있다면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다. A씨가 올린 글에는 피해자들의 지인이나 주변 사람들이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특정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만약 A씨의 주장이 허위라면 더욱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보다 더욱 엄격하게 처벌된다. 하지만 A씨가 전 남편의 불륜을 허위라고 인식했는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진실과 정의 사이, A씨의 선택은?

A씨는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진실을 밝히고 싶어 하지만, 법적인 문제에 휘말릴 위험에 처해 있다. 만약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개인 정보를 공개하고 상대방을 비난하는 행위는 명예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법적 분쟁은 A씨에게 또 다른 상처와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
A씨는 이제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법적인 대응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구현할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상처를 피하기 위해 침묵을 선택할 것인지. 어떤 선택을 하든 A씨에게는 쉽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다.

이 사건은 온라인 시대의 명예훼손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인터넷은 누구나 쉽게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특히 개인 정보 공개와 비난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타인의 인격과 명예를 존중하는 것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 온라인에서의 표현의 자유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책임감 있는 자세로 온라인 공간을 이용해야 할 것이다.

A씨의 사연은 많은 사람들에게 안타까움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혼이라는 아픔을 겪은 후에도 전 남편의 배신으로 인해 또 다른 고통을 겪고 있는 A씨. 그녀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그리고 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