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BYD를 필두로 한 중국 브랜드의 약진이 심상치 않다.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 3대 중 1대는 ‘메이드 인 차이나’, 보조금 개편도 변수.

아토 3 / BYD
아토 3 / BYD


치솟는 기름값에 주유소 가기가 망설여지는 요즘, 소비자들의 시선이 대안을 찾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 중심에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산 전기차가 자리 잡았다. 과거 낯선 선택지로 여겨졌던 이들의 공세가 이제는 구체적인 판매량으로 증명되는 모양새다. 가격 경쟁력, 시장 환경의 변화, 그리고 특정 세대의 합리적 선택이 맞물리며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1년도 안 돼 1만 대, 4050이 먼저 움직였다



변화의 선두에는 중국 브랜드 BYD가 있다. BYD코리아는 지난해 4월 국내 고객 인도를 시작한 지 불과 11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놀라운 점은 구매자 구성이다. 전체 구매자의 79%가 개인이었고, 이들 중 65%가 40대와 50대 중장년층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저렴한 차를 찾는 젊은 층이 아닌, 실용성과 가격 대비 만족도를 꼼꼼히 따지는 세대가 먼저 지갑을 열었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에만 3968대를 판매하며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현재 아토3, 씰, 돌핀 등을 판매 중인 BYD코리아는 하반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출시까지 예고하며 라인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씨라이언 5 DM-i / BYD
씨라이언 5 DM-i / BYD




도로 위 전기차 3대 중 1대는 중국산



중국 브랜드의 약진을 넘어, ‘중국 생산’ 전기차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신규 등록된 전기차 22만여 대 중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은 7만 4천여 대로, 전체의 33.9%에 달했다. 새로 팔린 전기차 세 대 중 한 대는 ‘메이드 인 차이나’였던 셈이다.

이러한 흐름에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돼 국내로 들어온 테슬라 모델Y의 역할이 컸다. 가격을 낮춘 전략이 시장에 적중했고, 여기에 BYD와 폴스타 같은 브랜드가 가세하며 중국산 전기차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고유가와 보조금이 지핀 불씨





돌핀 / BYD
돌핀 / BYD


최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고유가 상황은 중국산 전기차 확산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유가 급등이 전기차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 연비 좋은 일본 소형차가 세계 시장을 장악했던 사례처럼,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전기차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올해부터 개편된 전기차 보조금 제도 역시 중요한 변수다. 정부가 제조사의 사후관리 역량이나 기술개발 노력 등을 평가해 보조금을 차등 지급하기로 하면서, 수입차 브랜드에는 다소 불리한 구도가 형성됐다. 하지만 이 또한 결국 가격 경쟁력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은 가격, 피할 수 없는 경쟁



중국산 전기차의 공세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BYD의 가파른 판매량, 높은 중국산 전기차 등록 비중, 고유가라는 외부 변수까지 맞물리며 국내 시장의 경쟁 구도는 이미 달라졌다.

정부는 산업 보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결국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은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과 ‘실용성’이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서 방어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씨라이언 7 / BYD
씨라이언 7 / BYD


BYD 라인업 / BYD
BYD 라인업 / BYD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