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노 1500원 시대 끝나나
커피값 상승 배경 살펴보니

커피값 인상 소식이 또 들려왔다. 한때 1500원 아메리카노로 직장인들의 지갑을 사로잡았던 저가 커피 브랜드마저 가격 조정에 나서면서 “이제 저가 커피도 옛말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원두값 상승은 물론 우유와 설탕, 물류비, 인건비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커피 업계 전반이 비용 압박에 직면한 가운데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대안을 찾아 편의점 커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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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가 커피도 못 버틴 원가 압박

국내 대표 저가 커피 브랜드 메가MGC커피는 오는 19일부터 ‘할메가커피’ 라인업 3종 가격을 각각 200원 인상한다. 할메가커피는 2100원에서 2300원으로, 왕할메가커피는 3200원에서 3400원으로 오른다. 할메가미숫커피 역시 2900원에서 3100원으로 조정된다.

주목할 점은 아메리카노와 카페라테 같은 대표 메뉴 가격은 그대로 유지했다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이 핵심인 저가 커피 시장 특성상 소비자 반발이 큰 기본 메뉴 대신 원가 부담이 큰 일부 메뉴부터 손을 본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이 단순히 원두 가격 상승 때문만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최근 국제 원두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부담도 커졌다. 여기에 우유, 설탕, 컵과 뚜껑 같은 부자재 가격, 물류비와 인건비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커피 한 잔의 원가 구조 자체가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특히 할메가커피에 사용되는 동결건조(FD) 커피 원료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믹스커피와 스틱커피 시장에서도 원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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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 끝나자 줄줄이 인상…외식업계도 ‘비상’

커피 업계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방선거 이후 외식업계 전반에서 가격 조정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동안 업체들은 소비자 부담과 물가 상승 여론을 의식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미뤄왔다. 대신 원가 상승분을 본사가 흡수하거나 제품 중량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누적된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최근 일부 메뉴 가격을 잇달아 조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원재료비와 임차료, 물류비 부담이 계속 늘고 있어 추가 가격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커피와 외식 메뉴가 소비자들이 가장 자주 구매하는 품목이라는 점이다. 100원, 200원 인상이라도 체감 부담은 생각보다 크다. 기업들 역시 이를 잘 알고 있어 인상 폭과 시기를 두고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원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가격 조정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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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값 오르자 편의점으로 향하는 소비자들

커피 전문점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선택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편의점 원두커피와 컵커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편의점 커피는 1000원대에서 2000원대 가격으로 카페 커피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맛과 품질 역시 과거보다 크게 개선되면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실제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출근길 카페 대신 편의점에서 커피를 구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루 한두 잔씩 마시는 커피 특성상 가격 차이가 누적되면 한 달 지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원두 가격과 환율, 물류비 부담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커피 전문점 가격 인상 압박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편의점 커피와 RTD(즉석음용) 커피 시장은 가성비를 앞세워 더욱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1500원 아메리카노가 커피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면, 이제는 “어디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느냐”가 소비자들의 새로운 고민이 되고 있다. 저가 커피마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한 가운데 커피값 상승 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