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회복제인 줄 알았는데... 염증, 탈수, 호르몬 교란까지 유발? 당신의 피부 장벽이 무너지고 있다

피로를 쫓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습관처럼 마시는 음료가 오히려 당신의 피부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많은 직장인과 학생들이 즐겨 찾는 이 음료가 여드름, 탈수, 칙칙한 피부톤 등 다양한 문제를 유발하는 주범으로 지목된 것이다.
캔음료, 편의점


최근 소셜 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한 피부 관리 전문가의 주장은 많은 이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노화 피부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 전문가는, 현대인들이 피로 해소를 위해 의존하는 특정 음료가 피부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와 함께 제시했다.

밤샘 과제나 야근이 있을 때, 혹은 나른한 오후에 활력을 얻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는 음료. 바로 **‘에너지 드링크’**다. 

에너지 음료, 캔 음료
1. 과도한 당분: 염증과 피지 분비의 기폭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설탕’이다. 대부분의 에너지 드링크에는 상상 이상의 설탕이 함유되어 있다. 이는 일반 탄산음료보다도 많은 양일 경우가 흔하다. 일례로, 시중에서 인기 있는 제품 한 캔(473mL 기준)에는 약 54g의 설탕이 들어있는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권장 섭취량(25g)을 두 배 이상 훌쩍 넘는 충격적인 수치다. 대표적인 탄산음료인 코카콜라 한 캔(355mL)의 당 함량이 약 39g인 것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이렇게 과도한 설탕을 섭취하면 우리 몸의 혈당 수치가 급격히 치솟는다. 이에 따라 인슐린 분비가 촉진되는 과정에서 염증 반응이 유발되고 피지 생산량이 늘어난다. 해당 전문가는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인슐린 스파이크가 몸의 염증 반응을 촉발하며, 결국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더욱 심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다수의 피부과 전문의들은 고혈당 식단이 여드름의 주요 악화 요인 중 하나라며 설탕이 많이 든 음료를 피할 것을 권고한다.

2. 카페인 과부하: 스트레스 호르몬과 호르몬 불균형

각성 효과를 내는 핵심 성분인 카페인 역시 피부에는 달갑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알려진 코르티솔의 분비를 촉진한다. 코르티솔은 피지선을 자극하여 피지 분비를 늘리는데, 이는 턱선이나 볼 주변에 나타나는 성인 여드름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전문가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증가하면, 그에 따라 여드름 발생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지속적인 코르티솔 증가는 피부의 유수분 균형을 무너뜨리고,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장벽 기능을 약화시켜 더욱 민감하고 문제성 있는 피부로 만들 수 있다. 건강한 성인의 하루 카페인 최대 섭취 권고량은 400mg이지만, 일부 고카페인 제품은 한 캔만으로도 이 수치의 절반 이상을 채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3. 인공 첨가물: 장 건강 악화가 피부로

화려한 색과 자극적인 맛 뒤에는 인공 감미료, 인공 색소, 보존제 등 다양한 화학 첨가물이 숨어있다.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아세설팜칼륨과 같은 인공 감미료는 칼로리는 낮지만, 장내 미생물 환경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피부는 내장의 거울’이라는 말처럼, 장 건강과 피부 건강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장내 유익균이 줄고 유해균이 늘어나는 등 장내 환경이 나빠지면, 이는 곧바로 전신적인 염증 반응으로 이어져 여드름, 홍조, 칙칙한 피부톤 등 다양한 피부 문제로 나타날 수 있다. 전문가는 염증을 일으키고 장내 환경을 교란시키는 성분들은 결국 피부 건강에 나쁜 소식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4. 이뇨 작용으로 인한 심각한 피부 탈수

카페인의 또 다른 주요 특징은 이뇨 작용이다. 이는 신장에서 소변 생성을 촉진하여 체내 수분을 몸 밖으로 빠르게 배출시킨다. 다량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우리 몸은 필요한 수분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피부는 만성적인 탈수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해당 음료가 마치 이뇨제처럼 작용하여 우리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탄력이 떨어지고 잔주름이 부각되어 보이는 것은 물론, 피부는 부족한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오히려 피지를 과도하게 분비하는 ‘수분 부족형 지성’ 상태가 되어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는 모공을 막아 또 다른 여드름의 원인이 된다.

5. 비타민 B군의 역설: 과하면 독이 된다

많은 제품들이 피로 해소와 에너지 생성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내세우며 비타민 B군(특히 B6, B12, 비오틴 등)을 고용량으로 첨가한다. 비타민 B군은 우리 몸에 필수적인 영양소지만, 무엇이든 과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여드름성 피부를 가진 사람에게 고용량의 비타민 B12는 오히려 여드름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비타민 B12가 피부 상재균인 여드름균(Cutibacterium acnes)의 대사 활동에 변화를 주어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을 더 많이 생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비오틴(B7)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피부 건강에 중요한 다른 비타민 B군(판토텐산 등)의 흡수를 방해하여 피부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피부염, 피부노화

피부를 위한 현명한 선택

만성적인 여드름이나 과도한 유분, 푸석한 피부결로 고민하고 있다면 이 각성 음료를 마시는 습관이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는 매일 마시는 음료를 바꾸는 작은 습관의 변화가 피부에는 커다란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안으로는 녹차나 말차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들 차에는 카페인이 들어있지만 함량이 낮고, 강력한 항산화 성분인 EGCG(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가 풍부하여 피부 염증을 완화하고 노화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물론,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은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는 것이다.

피곤하고 지칠 때 습관처럼 특정 음료에 손을 뻗기보다,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깨우는 등 건강한 방법으로 활력을 찾는 노력이 맑고 건강한 피부를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