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조부는 고종 진료한 의사, 할아버지는 소록도서 헌신…엇갈리는 가족사
소속사 “사실무근” 반박했지만 논란은 확산, 14일 인터뷰에 쏠린 시선
사진=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캡처
배우 하영이 방송에서 공개한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가족사가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였다. 자랑스럽게 꺼낸 증조부의 이야기가 ‘친일 후손’이라는 의혹의 불씨가 된 것이다. 소속사는 즉각 부인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일 방송된 KBS 2TV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이었다. 하영은 “증조부께서 한양에서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셨고, 고종 황제를 진료하셨다”고 자랑스럽게 밝혔다. 아버지와 할아버지까지 4대에 걸친 의사 집안이라는 사실에 출연진은 감탄했다.
그러나 방송 직후 상황은 급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하영의 증조부로 지목된 의사 안상호의 과거 행적이 재조명됐다. 그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식 생활양식을 강조했다는 내용의 과거 신문 기사 등이 증거로 제시되며 친일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자랑하고 싶었던 가족사가 오히려 자신을 향한 날카로운 검증의 잣대가 된 셈이다.
사진=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캡처
자랑스럽게 꺼낸 가족사가 논란의 불씨가 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하영의 소속사는 10일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친일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상호는 1902년 일본에서 의학 교육을 받고 1904년 귀국해 진료소를 연 인물로, 1919년 일본인 의료진과 고종을 진료한 기록이 남아있다. 소속사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과거 자료들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공유되며 논란은 확산하는 분위기다.
증조부와 다른 길 걸었던 조부의 행적도 주목받는다
공교롭게도 증조부와 다른 길을 걸었던 조부의 이력까지 함께 조명받고 있다. 하영의 조부인 안부호 교수는 경성의학전문학교 졸업 후 전남대 의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국내 임상병리학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다. 특히 그는 1949년부터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병 환자 치료와 퇴치에 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록도는 일제강점기인 1916년부터 한센병 환자들이 강제 수용돼 단종 수술과 낙태 등 인권 유린을 겪었던 비극의 장소다. 이런 곳에서 환자들을 위해 헌신한 조부의 행적은 친일 의혹이 제기된 증조부의 삶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결국 하영은 복잡하게 얽힌 가족사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그는 오는 14일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공개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증조부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