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햄’ 고가·저함량 논란 이어 원산지 표기 오류까지… 쌓아온 ‘신뢰’ 이미지 타격, 야심작 ‘남극행’ 기약 없어

백종원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요식업계 대부’ 백종원의 야심 찬 남극 도전기가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혔다. 그가 주축이 된 LG유플러스 STUDIO X+U와 MBC의 공동제작 예능 ‘남극의 셰프’가 최근 불거진 백종원 관련 논란의 여파로 편성이 무기한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당초 4월, 이후 5월로 편성을 미뤘으나 결국 “추후 논의”라는 말과 함께 기약 없는 기다림에 들어갔다.

백종원 / 출처 : 골목식당
발목 잡은 ‘가성비 햄’과 ‘국내산 둔갑’ 마늘
백종원의 남극행에 급제동을 건 것은 다름 아닌 그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판매한 제품들의 연이은 구설수다. 시작은 지난 2월, 야심 차게 내놓은 ‘빽햄 선물세트’였다. 시중 1위 제품보다 비싸면서 정작 돼지고기 함량은 낮다는 소비자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평소 “햄은 돼지고기 함량이 높아야 맛있다”, “장사는 비싸면 안 된다”고 강조해 온 그의 철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비판은 거셌고, 결국 더본코리아는 자사몰에서 해당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본코리아 온라인몰에서 판매한 ‘한신포차 낙지볶음’ 밀키트의 원산지 표기 오류 문제가 터져 나왔다. 제품 용기에는 중국산 마늘 사용 사실을 제대로 표기했지만, 정작 온라인 판매 페이지에는 ‘국내산’으로 버젓이 기재해 판매한 것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간장, 된장 등 다른 품목에서도 원산지 허위 표기 사실을 적발하고 시정 명령을 내렸다.

백종원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믿음의 아이콘’ 백종원? 흔들리는 브랜드 파워
더본코리아 측은 즉각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한번 돌아선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실수를 넘어, 백종원이라는 브랜드가 방송 등을 통해 쌓아 올린 ‘신뢰’와 ‘가성비’ 이미지에 정면으로 균열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그의 말과 실제 행동 사이의 괴리감에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
방송사 입장에서도 출연자의 ‘신뢰도’는 프로그램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백종원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한, 그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을 선뜻 방영하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미 지난해 11월 모든 촬영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남극의 셰프’가 창고 신세를 면치 못하는 이유다.

백종원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임수향·채종협·수호도 함께인데… 남극의 온기, 언제쯤?
‘남극의 셰프’는 극한의 환경에서 대한민국을 빛내는 남극 월동대원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선사한다는 훈훈한 기획 의도로 기대를 모았다. 백종원 외에도 배우 임수향, 채종협, 그리고 아이돌 그룹 EXO의 멤버 수호까지 합류해 신선한 조합을 예고했다. 하지만 핵심 출연자인 백종원의 발목을 잡은 논란으로 인해, 남극의 혹한을 녹일 따스한 이야기는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언제 전달될 수 있을지 미지수가 됐다. 야심 차게 준비했던 남극 프로젝트는 기약 없는 표류를 시작했다.
강지원 기자 jwk@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