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랜드로버 같다’는 반응까지 나온 현대차의 파격적인 디자인 변화
단순히 유행을 따르는 것이 아니다… 실용성과 공간을 극대화한 새로운 철학의 등장
현대자동차의 신형 콘셉트카 ‘볼더(Boulder)’ 공개 이후 온라인 반응이 뜨겁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신형 싼타페가 이렇게 나왔어야 했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는 단순히 하나의 콘셉트카에 대한 평가를 넘어, 현대차가 앞으로 선보일 SUV 라인업 전체의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가 제시한 변화의 핵심은 세 가지다. 새로운 ‘디자인 철학’의 등장, ‘실용성’에 대한 깊은 고민, 그리고 파격적인 ‘차별화’ 전략이다. 과연 현대차 SUV 디자인은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는 것일까.
과연 유행일까… 현대차가 ‘강인함’을 재정의한 방법
요즘 자동차 시장의 흐름만 좇는 변화가 아니다. 현대차는 ‘아트 오브 스틸(Art of Steel)’이라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차 북미 디자인 총괄 브래드 아놀드는 이를 “더 강하지만, 더 과하지 않게(Stronger, Not Louder)”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이는 기존 모델처럼 복잡한 캐릭터 라인이나 장식적인 요소를 덜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대신 금속이라는 소재 자체가 가진 본질과 구조적 형태를 디자인으로 솔직하게 드러낸다. 범퍼는 범퍼답게, 견인고리는 견인고리 본연의 기능이 느껴지도록 디자인하는 식이다. 불필요한 기교 대신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선언이다.
왜 갑자기 각진 디자인에 꽂혔을까
최근 랜드로버 디펜더, 포드 브롱코 등 각진 SUV가 인기를 끄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차는 유행을 넘어 ‘실용성’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직선 위주의 각진 차체는 실내 공간과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구조라는 설명이다.
SUV 본연의 기능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인 셈이다. 실제로 콘셉트카 볼더는 짧은 오버행(차축과 차체 끝 사이 거리)과 높은 지상고를 통해 기존 도심형 SUV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만약 당신이 주말마다 부피가 큰 캠핑 장비를 싣고 떠나는 사람이라면, 곡선 위주의 디자인보다 이런 박스형 디자인이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모든 차가 닮을 필요는 없다… 파격적인 ‘차별화’ 선언
더 흥미로운 지점은 현대차가 의도적으로 차종별 디자인 통일성을 깨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부적으로 ‘체스말 전략’이라 불리는 이 방식은,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각 차량이 체스의 말(킹, 퀸, 룩 등)처럼 저마다의 역할과 개성을 갖도록 디자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이오닉 5와 싼타페의 디자인이 완전히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과거 자동차 브랜드들이 추구했던 ‘패밀리룩’을 과감히 버린 것이다. 현대차는 앞으로도 차량의 등급과 목적에 맞춰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적용, SUV는 더 SUV답게 만드는 길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 새로운 디자인 철학이 2027년 이후 출시될 양산 모델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