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차 와이퍼, 지금 당장 점검해야 하는 이유
내 차에 ‘딱 맞는’ 와이퍼는 따로 있다?
자동차 와이퍼
“삐빅, 드드득…”
장마철 빗길을 운전하던 A씨는 눈앞이 아찔했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와이퍼를 가장 빠르게 작동시켰지만, 와이퍼가 유리를 닦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물을 번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유막과 노후된 와이퍼가 만나 시야를 완전히 가려버린 탓에, 하마터면 앞차를 들이받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운전자 대부분이 엔진오일이나 타이어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정작 ‘와이퍼’ 점검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비나 눈이 올 때만 사용하는 부품이라는 인식 탓이다. 하지만 와이퍼는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하는 ‘제1의 안전 장치’다. 악천후 속에서 단 1초의 시야 불량이 대형 사고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와이퍼 관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내 차에 맞는’ 와이퍼, 종류부터 다르다
하지만 최근 차량들은 공기 저항을 줄이고 고속 주행 시 들뜸 현상을 방지하는 ‘빔(Beam)’ 스타일(플랫 와이퍼)을 많이 채택한다. 프레임 없이 고무 블레이드 자체가 활처럼 휘어져 유리창에 밀착, 균일한 압력으로 물기를 닦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하이브리드(Hybrid)’ 와이퍼는 이 둘의 장점을 합친 형태다. 관절형의 구조에 공기 역학적 커버를 씌워 디자인과 성능을 모두 잡았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 대부분이 하이브리드 와이퍼를 순정으로 장착하는 추세다.
‘재질’ 하나 바꿨을 뿐인데… 실리콘 vs 고무
와이퍼
최근 운전자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것은 ‘실리콘(Silicone)’ 와이퍼다. 고무보다 비싸지만, 내구성이 훨씬 뛰어나고 온도 변화에도 강하다. 특히 작동 시 유리창에 얇은 발수 코팅막을 형성해, 와이퍼 작동 없이도 빗물이 튕겨 나가는 효과를 주기도 한다. 조용하고 부드럽게 닦이는 것도 장점이다.
자동차 부품 업계의 한 전문가 K씨는 “와이퍼는 단순 소모품이 아니라 안전 장치”라며 “저렴한 고무 제품을 자주 교체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최근에는 성능과 내구성이 뛰어난 하이브리드나 실리콘 제품을 선택해 악천후에 대비하는 운전자가 늘고 있다”고 조언했다.
‘겨울용’ 따로 있다? 와이퍼 관리의 ‘오해와 진실’
와이퍼 사이즈는 운전석과 조수석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교체 전 반드시 차량 설명서를 확인하거나 기존 블레이드의 길이를 측정해야 한다.
간혹 ‘겨울용(Winter)’ 와이퍼를 사계절 내내 사용해도 되는지 묻는 운전자들이 있다. 겨울용 와이퍼는 눈과 얼음이 프레임에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고무 부츠로 감싼 형태다. 극한의 겨울 조건에서는 탁월하지만, 일반 계절에는 더 뻣뻣하고 무거워 소음을 유발하거나 유리창에 고른 압력을 주지 못해 오히려 성능이 저하될 수 있다.
와이퍼의 수명을 늘리려면 주기적으로 유리창의 유막을 제거하고, 와이퍼 블레이드에 낀 먼지나 이물질을 닦아주는 것이 좋다. 겨울철에는 와이퍼가 유리에 얼어붙지 않도록 해동(열선) 기능을 먼저 사용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단돈 1~2만 원의 투자가 내 차의 안전성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태영 기자 tae0@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