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와 하차감 사이, 아빠들의 새로운 드림카 등극할까
“팰리세이드도 충분히 크지 않나요?” 라고 묻는다면, 아직 ‘이 녀석’의 실물을 보지 못해서다. 국내 대형 SUV 시장의 절대 강자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강력한 경쟁자가 마침내 한국 땅을 밟는다.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GMC가 선보일 준대형 SUV ‘아카디아(Acadia)’ 이야기다.
GMC 아카디아 측정면 (출처=GMC)
GMC, 픽업트럭 이어 SUV 시장 정조준
GM 한국사업장은 최근 2026년까지 멀티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선포했다. 쉐보레와 캐딜락에 이어,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친 픽업트럭 ‘시에라’의 브랜드 GMC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이다. 그 선봉장이 바로 3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돌아온 신형 아카디아다. 최근 환경부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마치고, 연비 인증까지 완료하며 사실상 출격 준비를 끝냈다.
GMC 아카디아 측면 (출처=GMC)
팰리세이드가 작아 보이는 ‘마법의 사이즈’
신형 아카디아의 가장 큰 무기는 단연 ‘압도적인 피지컬’ 이다. 팰리세이드보다 전장은 185mm나 길고,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 역시 170mm 이상 더 확보했다. 수치상으로만 비교해도 한 체급 위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특히 3미터가 넘는 휠베이스 덕분에 3열까지 성인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는 ‘진짜’ 공간을 제공한다. 트렁크 용량 역시 기본 651리터에서 시트를 모두 접으면 무려 2,760리터까지 늘어나, 차박이나 캠핑 매니아들에게는 움직이는 호텔이나 다름없다.
GMC 아카디아 실내 (출처=GMC)
투박한 미국차? NO, 첨단 IT로 무장한 ‘디지털 콕핏’
“미국차는 실내가 투박하다”는 편견은 이제 버려야 한다. 실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센터페시아를 가득 채운 15인치 대형 세로형 터치스크린이 시선을 강탈한다. 여기에 11인치 디지털 계기판이 더해져 최신 IT 기기 같은 세련됨을 뽐낸다.국내 출시가 유력한 최상위 트림 ‘드날리(Denali)’는 GMC 브랜드 내에서도 최고급 사양을 뜻한다. 리얼 우드 트림과 최고급 가죽 시트, 보스(BOSE)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은 기본이고, 운전자의 피로를 덜어줄 1열 마사지 시트까지 적용된다. 쉐보레 트래버스와 플랫폼을 공유하지만, 마감 소재와 감성 품질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럭셔리를 보여준다.
GMC 아카디아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GMC)
다운사이징의 정석, 효율과 파워 다 잡았다
심장 교체 수술도 성공적이다. 기존의 육중했던 6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과감히 들어내고, 더 똑똑하고 민첩한 2.5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이식했다. 배기량은 줄었지만 성능은 오히려 ‘장사’다.최고출력 328마력에 달하는 폭발적인 힘과 45.1kg.m의 묵직한 토크가 뿜어져 나와, 엑셀을 밟는 순간 2.2톤이 넘는 거구를 깃털처럼 가볍게 밀어붙인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려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완성했다. 인증받은 복합연비는 22인치 휠 기준 리터당 8.9km다. 덩치와 가솔린 엔진임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준이며, 배기량이 낮아져 자동차세 절감 효과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GMC 아카디아 측후면 (출처=GMC)
가격은? 팰리세이드와 GV80 사이의 ‘절묘한 틈새’
가장 중요한 건 역시 가격이다. 북미 현지 가격과 환율, 물류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국내 출시가는 8천만 원 중후반에서 9천만 원 초반대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이는 팰리세이드 풀옵션보다는 비싸지만, 제네시스 GV80보다는 합리적인 가격대다. “너무 흔한 팰리세이드는 싫고, GV80은 너무 비싸거나 대기 기간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에게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카디아는 압도적인 크기와 정통 아메리칸 럭셔리 감성으로, 남들과 다른 프리미엄 패밀리 SUV를 원하는 4050 가장들의 지갑을 열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뻔한 국산차와 독일차 사이에서 고민하던 당신에게, GMC 아카디아는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