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여긴 21도
한여름에도 시원한 국내 여행지 4곳
사진=생성형 이미지
그렇다면 아예 ‘덜 더운 곳’으로 목적지를 바꿔보는 건 어떨까. 우리나라에도 고도가 높거나 산지가 발달해 한여름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강원 태백과 평창, 정선, 경북 봉화다. 계곡이나 실내 관광지 한 곳에서 잠깐 더위를 피하는 여행과 달리 도시 전체를 여름 휴가지로 삼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여름에 가장 시원한 국내 도시’를 찾는다면 강원 태백을 빼놓기 어렵다. 태백은 시가지 자체가 고지대에 형성돼 있어 한여름에도 비교적 선선한 기후를 보인다.
태백시가 공개한 기후평년값에 따르면 7월 평균기온은 21.4도, 8월은 21.3도다. 8월 평균 최고기온도 26.0도 수준이다. 물론 최근 기후변화로 태백 역시 과거보다 더워지고 있다. 실제 최근 30년간 평균기온은 10년마다 0.44도씩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럼에도 한여름 피서지로 태백이 꾸준히 거론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여행 코스도 여름과 잘 어울린다. 태백산을 비롯해 황지연못, 구문소 등 자연을 중심으로 일정을 짤 수 있다. 특히 해가 진 뒤 기온이 내려가면 고원도시 특유의 여름밤을 즐기기 좋다. 한낮 관광에만 집중하기보다 오전과 늦은 오후에 야외 일정을 배치하면 더욱 여유로운 여행이 된다.
사진=평창군
■ 평창|대관령으로 올라갈수록 달라지는 여름 공기
강원 평창 역시 폭염을 피해 떠나기 좋은 대표적인 고지대 여행지다. 특히 대관령 일대는 해발고도가 높아 평지보다 기온이 낮게 형성되는 날이 많다.
여름 평창 여행의 매력은 ‘산 위에서 보내는 하루’다. 대관령 일대 목장에서는 탁 트인 초원 풍경을 즐길 수 있고, 발왕산 등 고지대 관광지를 묶으면 한여름에도 산악 여행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다만 평창이라고 모든 지역이 똑같이 시원한 것은 아니다. 평창군은 면적이 넓고 지역별 고도 차이가 크기 때문에 피서를 목적으로 한다면 숙소와 여행지를 대관령 등 고지대 중심으로 잡는 편이 유리하다.
여름이라고 반팔 옷만 챙기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산 정상이나 고지대에서는 날씨 변화와 바람 때문에 체감온도가 내려갈 수 있어 얇은 바람막이나 긴팔 옷 하나 정도를 준비하면 활용도가 높다.
사진=만항재, 유튜브 ‘kim copen’
강원 정선도 ‘고도’를 이용해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여행지다. 그중에서도 여름 여행지로 눈여겨볼 곳은 고한읍과 만항재 일대다.
정선과 태백, 영월의 경계에 자리한 만항재는 해발 약 1330m에 이르는 고갯길이다. 국내에서 자동차로 접근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고갯길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어 한여름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차를 타고 고도를 높여가며 풍경이 달라지는 과정 자체가 여행이다. 만항재 주변에는 야생화와 숲을 감상할 수 있는 구간이 있어 바닷가나 워터파크와는 전혀 다른 여름 휴가를 즐길 수 있다.
다만 고지대라고 자외선이나 온열질환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햇볕이 강한 낮 시간 장시간 걷는 일정은 피하고 물과 모자, 자외선 차단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사진-봉화군청
강원도를 벗어나면 경북 봉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봉화군이 공개한 1991~2020년 기후평년값을 보면 7월 평균기온은 22.8도, 8월은 22.9도다. 8월 평균 최저기온은 18.5도로 나타난다.
봉화의 장점은 낮은 평균기온에 산과 계곡 여행을 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태백산과 청량산 등 산지가 발달했고 곳곳에 계곡이 형성돼 있어 전형적인 자연 피서 여행을 계획하기 좋다.
대표적인 곳이 백천계곡이다. 태백산 문수봉과 청옥산 사이에서 시작해 약 12km 이어지는 계곡으로 낙동강 상류의 깨끗한 자연환경을 만날 수 있다. 주변에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등과 연계할 만한 관광지도 있다.
한여름에도 숲과 계곡을 함께 즐기고 싶다면 봉화에서 하루 이틀 머물며 산림 여행을 계획해볼 만하다.
올여름 여행지를 고르는 기준을 ‘바다가 있는가’에서 ‘얼마나 덜 더운가’로 바꿔보면 선택지가 달라진다. 태백처럼 도시 자체가 고원에 자리한 곳부터 대관령·만항재처럼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매력이 커지는 지역, 계곡과 산림이 풍부한 봉화까지 선택지는 다양하다.
물론 이들 지역도 폭염이 찾아오는 날에는 기온이 크게 오를 수 있다. 여행 전에는 반드시 최신 기상예보를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전국이 뜨거워지는 한여름, 에어컨이 켜진 실내만 찾아다니는 휴가가 싫다면 목적지의 ‘고도와 평균기온’부터 살펴보는 것도 새로운 피서법이 될 수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