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 무더위 식히는 4km 초록 터널, 해가 지면 430개 조명이 켜진다

야간 은하수길 / 사진=태화강 국가정원
야간 은하수길 / 사진=태화강 국가정원


울산 도심 한복판에 입장료 없이 거대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태화강을 따라 4km에 걸쳐 펼쳐진 대나무숲, 바로 태화강 국가정원이다. 이곳은 단순히 울창한 숲이 아니라, 낮과 밤의 풍경이 극적으로 달라지는 반전 매력을 품고 있다.

많은 이들이 ‘무료 입장’이라는 말에 가볍게 찾았다가 그 규모와 풍경에 놀라곤 한다. 70만 그루의 대나무가 만드는 거대한 터널은 여름철 무더위를 잊게 할 만큼 시원한데, 이는 이곳이 품은 여러 매력 중 하나일 뿐이다.

이곳의 진가는 해가 진 뒤에 시작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어둠이 내린 십리대숲에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십리대숲 풍경 / 사진=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풍경 / 사진=태화강 국가정원

홍수 막던 대나무가 여름 피서지가 된 배경

한여름 대나무숲은 무더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들어서는 순간 서늘한 냉기가 감돈다. 폭 20~30m에 이르는 아치형 대나무 터널이 강바람을 모아 도심의 열기를 식혀주는 덕분이다. 이곳은 사실 일제강점기 시절, 잦은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주민들이 조성한 대나무 군락에서 시작됐다.

생존을 위해 심었던 대나무가 이제는 8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자, 시민들의 휴식처가 된 셈이다. 특히 유모차나 휠체어도 불편 없이 다닐 수 있는 무장애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 누구나 쾌적하게 죽림욕을 즐길 수 있다. 만약 당신이 한여름 도심 속 시원한 휴식처를 찾는다면 이곳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울산 태화강 십리대숲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밤 11시까지 430개 조명이 만드는 진짜 풍경

해가 지면 이곳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밤 11시까지 대나무숲 내부에 설치된 430여 개의 LED 조명이 일제히 켜지며 환상적인 은하수길을 연출한다. 낮의 푸르름과는 또 다른, 화려하고 신비로운 풍경이다.

이 은하수길은 오산광장에서 약 300m 들어간 지점부터 죽림욕장 입구까지 이어지는 100m 남짓한 구간에 조성돼 있다. 반짝이는 불빛 사이를 걷다 보면 마치 밤하늘의 별들 사이를 거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십리대숲 강 풍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십리대숲 강 풍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단순히 풍경만 있는 것도 아니다. 매년 8월이면 십리대숲 일원에서 ‘태화강대숲납량축제’가 열려 무더위에 지친 방문객들에게 오싹한 즐거움을 안긴다. 주차는 부설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며, 요금은 30분당 500원에 하루 최대 1만 원이다. 연중무휴로 운영돼 언제든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십리대숲 모습 / 사진=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 모습 / 사진=태화강 국가정원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