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삼별초의 마지막 항전지에서 마주한 뜻밖의 풍경

입장료와 주차비 없이 사계절 내내 다른 꽃을 즐길 수 있는 곳

항몽 유적지 모습 / 사진=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항몽 유적지 모습 / 사진=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제주 애월읍의 한 유적지가 뜻밖의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은 고려 시대 대몽 항전의 역사가 서린 장소지만, 지금은 만개한 해바라기 물결로 더 유명하다. 비극적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 공존하는 셈이다.

심지어 이 모든 것을 즐기는 데에는 단 한 푼도 들지 않는다.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이기 때문이다. 국가가 관리하는 사적지가 어떻게 사계절 꽃밭 명소로 거듭났는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비극의 역사 위에 노란 꽃이 핀 배경

항몽 유적지 수국길 / 사진=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항몽 유적지 수국길 / 사진=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국가 사적 제396호로 지정된 이곳의 정식 명칭은 제주 항파두리 항몽유적이다. 1231년부터 이어진 몽골과의 전쟁 당시, 삼별초가 제주도로 들어와 최후의 보루로 삼았던 거점이다. 당시 삼별초는 약 15리에 이르는 토성을 쌓고 궁술 훈련을 하며 마지막까지 저항했다.

바로 그 치열했던 역사의 현장 위에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어난다. 제주자치도가 유적지 부지를 활용해 계절별로 꽃밭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봄에는 유채꽃과 청보리가, 여름에는 해바라기와 수국이 장관을 이룬다.

늦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코스모스와 백일홍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역사 교육의 장이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경관을 제공해 더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기 위한 전략이다.

토성 모습 / 사진=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토성 모습 / 사진=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지갑 걱정 없는 여행, 모든 게 무료인 이유

항파두리 항몽유적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비용 부담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이곳은 상업적인 관광지가 아닌 국가 지정 문화유산으로, 공익적 목적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오후 5시 30분에 입장이 마감된다. 단순히 꽃구경만 하는 곳이 아니다. 지난 2026년 1월부터는 문화관광해설사 프로그램도 재개돼 역사의 의미를 깊이 있게 되새길 수 있다.

항파두리 항몽 유적지 / 사진=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항파두리 항몽 유적지 / 사진=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만약 당신이 비용 걱정 없이 제주의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느끼고 싶다면 이곳은 훌륭한 선택지다. 유적지 관람 후에는 인근의 한담해안산책로나 곽지과물해변, 새별오름으로 여정을 이어가기에도 좋다. 제주올레 16코스가 지나가 도보 여행자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항몽 유적지 풍경 / 사진=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항몽 유적지 풍경 / 사진=제주 항파두리 항몽 유적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