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 설탕은 이제 그만! 혈당 스파이크 걱정 없이 즐기는 천연 감미료 ‘메이플 시럽, 코코넛 슈가, 꿀’의 놀라운 효능과 똑똑한 선택 가이드

설탕은 식단에서 빼놓기 어려운 조미료지만, 건강에 대한 우려 또한 끊이지 않는다. 혈당을 급격히 올리고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되는 정제 설탕과 장기적 유해성 논란이 있는 인공 감미료 대신, 더 건강한 단맛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설탕, 슈가


전문가들은 ‘비정제(unrefined)’이면서 ‘혈당 지수(Glycemic Index, GI)가 낮은’ 천연 감미료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가공을 최소화해 원재료의 영양 성분이 살아있고, 섭취 시 혈당을 완만하게 올려 몸에 부담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 한 건강 식단 전문가는 메이플 시럽, 코코넛 슈가, 꿀을 건강한 단맛의 대안으로 추천했다.

정제 설탕의 그림자, 그리고 대안의 부상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백설탕, 액상과당 등 정제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에서 영양성분은 거의 제거하고 당분만 추출해 만든다. 이 때문에 섭취 시 체내 흡수가 매우 빨라 혈당을 급격히 치솟게 한다. 이는 췌장에 부담을 주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병, 비만, 심혈관 질환 등 만성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주범으로 꼽힌다.

인공 감미료 역시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 칼로리가 거의 없어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일부 연구에서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나 대사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자연에서 얻어 가공을 최소화한 천연 감미료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단맛을 내는 것을 넘어, 미량의 미네랄, 비타민, 항산화 성분 등 우리 몸에 유익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단맛의 조건: ‘비정제’와 ‘낮은 혈당 지수’

‘비정제’ 감미료는 원재료를 최소한으로 가공하여 고유의 영양 성분을 최대한 보존한 것을 의미한다. 반면, ‘정제’ 과정은 색을 하얗게 만들고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여러 화학적, 물리적 처리를 거치며 당분 외의 영양소를 대부분 제거한다.

‘혈당 지수(GI)’는 특정 식품을 섭취한 뒤 혈당이 얼마나 빠르게 오르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포도당 100을 기준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혈당을 빨리 올리고, 낮을수록 천천히 올린다. 혈당 지수가 낮은 식품은 혈당을 서서히 올려 인슐린의 급격한 분비를 막고,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과식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백설탕의 혈당 지수는 65~70 수준이지만, 지금부터 소개할 천연 감미료들은 이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1. 풍부한 항산화제의 보고, 메이플 시럽

단풍나무 수액을 끓여 만드는 메이플 시럽은 정제 설탕과 달리 망간, 아연과 같은 필수 미네랄과 수십 종의 항산화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특히 망간은 뼈 건강과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아연은 면역 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다.
메이플시럽, 설탕 대체


메이플 시럽에만 존재하는 고유한 항산화 성분인 ‘퀘베콜(Quebecol)’을 비롯한 폴리페놀 화합물은 체내 염증 반응을 억제하고 세포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혈당 지수 또한 약 54로 설탕보다 낮아 혈당 관리에 더 유리하다. 하지만 시중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이 건강한 것은 아니다. 옥수수 시럽이나 인공 향을 첨가한 ‘팬케이크 시럽’이 아닌, **‘100% 순수 메이플 시럽(100% Pure Maple Syrup)’**인지 반드시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2. ‘이눌린’이 함유된 미네랄 감미료, 코코넛 슈가

코코넛 슈가는 코코넛 야자나무의 꽃봉오리에서 채취한 수액을 건조해 만든다. 백설탕과 달리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아 철, 아연, 칼슘, 칼륨 등 다양한 미네랄과 항산화 성분이 남아있다.
코코넛 슈가, 천연 감미료
코코넛 슈가가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이눌린(Inulin)’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눌린은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당의 흡수 속도를 늦춰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아준다. 이 덕분에 코코넛 슈가의 혈당 지수는 약 50~54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코코넛 슈가 역시 설탕과 비슷한 수준의 칼로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과다 섭취는 피해야 한다. 소량만 사용해도 특유의 캐러멜 향과 부드러운 단맛을 즐길 수 있어 커피나 베이킹에 활용하기 좋다.

3. 천연 효소와 비타민의 집합체, 꿀

인류가 가장 오랫동안 사용해 온 감미료인 꿀은 단순한 단맛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꿀에는 각종 효소를 비롯해 비타민 B군, 칼슘, 칼륨 등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꿀, 천연감미료, 설탕 대체
또한, 플라보노이드와 페놀산 등 강력한 항산화 성분 덕분에 천연 항균 및 항염 작용을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목이 아플 때 꿀물을 마시거나 상처에 꿀을 바르던 민간요법에는 이러한 과학적 근거가 담겨있다.

꿀의 혈당 지수는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보통 50~58 사이로 설탕보다 낮다. 하지만 꿀의 진정한 건강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가열 처리하지 않은 생꿀(Raw Honey)’ 그리고 **‘여과를 최소화한 꿀(Unfiltered Honey)’**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온의 열을 가하는 살균 처리 과정에서 꿀에 함유된 유익한 효소와 비타민, 항산화 성분들이 상당수 파괴되기 때문이다.

단, 꿀에는 보툴리누스균 포자가 존재할 수 있어, 장 기능이 미숙한 1세 미만의 영아에게는 절대 섭취시켜서는 안 된다.

건강한 단맛, ‘적당히’ 즐기는 지혜 필요

메이플 시럽, 코코넛 슈가, 꿀은 정제 설탕보다 영양학적으로 우수하고 혈당 관리에도 유리한 건강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들은 각각 고유의 풍미와 영양 성분을 지니고 있어 요리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본질적으로는 ‘당’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무제한으로 섭취해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당 섭취량을 총 섭취 칼로리의 10% 미만, 가급적 5% 미만으로 줄일 것을 권고한다.

건강한 식생활의 핵심은 특정 감미료를 맹신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식단의 균형을 맞추고 당 섭취 총량을 조절하는 데 있다. 정제 설탕 대신 천연 감미료를 선택하는 것은 더 나은 건강을 향한 현명한 첫걸음이 될 수 있지만, ‘적당히’ 그리고 ‘슬기롭게’ 즐기는 지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