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휠체어까지 탔던 국민 마라토너, 3년간의 재활 과정

“포기하면 그걸로 끝” 마라톤처럼 버텨낸 그의 다음 목표는

‘마라톤 영웅’ 이봉주가 힘겨운 투병과 재활을 거쳐 한층 좋아진 몸 상태를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 ‘SK telecom’ 캡처
‘마라톤 영웅’ 이봉주가 힘겨운 투병과 재활을 거쳐 한층 좋아진 몸 상태를 공개했다. 유튜브 채널 ‘SK telecom’ 캡처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한때 고개가 90도로 꺾이고 지팡이 없이는 걷기조차 힘들었던 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그는 최근 하프마라톤을 완주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2020년부터 그를 괴롭힌 희소병인 ‘근육긴장이상증’과의 싸움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이 놀라운 결과 뒤에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진 묵묵한 재활 과정과 그만의 ‘정신력’이 있었다.

의사도 원인 몰랐던 희소병, 멈춰버린 일상



이봉주를 덮친 근육긴장이상증은 근육이 제멋대로 틀어지고 허리 경련과 통증을 유발하는 희소 질환이다. 상체가 앞으로 심하게 구부러지고 목이 90도로 꺾이는 등 그의 일상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지팡이는 물론 휠체어에 의지해야 할 정도였다.

그는 2021년 한 방송에서 “정확한 원인을 누구도 내지 못하니까 좌절할 때도 많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다시 달리겠다는 목표는 단 한 번도 놓지 않았다.

마라톤처럼 버텨낸 3년의 재활 과정



상황은 절망적이었지만, 그는 마라토너였다. 이봉주는 “인생은 마라톤이다. 마라톤을 뛸 때처럼 정신력으로 지금의 고비를 넘겨보겠다”고 다짐하며 재활에 매진했다.

지난 6월에는 가수 션의 유튜브에 출연해 “현재 몸 상태는 80% 정도”라며 매일 아침 마라톤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근황을 알렸다. 그는 “마라톤에도 데드 포인트가 있다. 포기하지 않고 버텨 뛰어넘으면 좋은 순간이 온다”는 말로 굳은 의지를 보였다.

1시간 39분의 기록, 시선은 다음 레이스로



그의 노력은 결실을 봤다. 지난 7월 호주 퀸즐랜드에서 열린 ‘2026 골드코스트 마라톤’에서 하프마라톤 코스를 1시간 39분 55초에 완주하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3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그의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는 19일 경주에서 열리는 행사를 통해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봉주는 “러닝은 정신력이다. 다른 사람 신경 쓰지 않고 나만의 페이스로 간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봉주는 2000년 도쿄 국제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7분 20초의 한국 최고 기록을 여전히 보유한 대한민국 마라톤의 전설이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