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뉴스
사진=JTBC 뉴스
미국 유명 래퍼 칸예 웨스트가 유대인 혐오 발언과 나치 찬양, 히틀러 옹호 등의 막말을 쏟아내며 SNS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아내 비앙카 센소리의 ‘레드카펫 노출’ 논란과 함께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8일(현지시간) 칸예 웨스트는 자신의 SNS 계정에 “나는 히틀러를 사랑한다, 나는 나치다”라는 발언을 남겼다. 거센 비난이 쏟아졌지만 그는 “나는 유대인에 대한 발언을 결코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에 반유대주의 감시 단체 반명예훼손연맹(ADL)과 미국 유대인 위원회 등은 즉각 반발하며 그의 발언을 강력히 비판했다.

ADL의 CEO 조나단 A. 그린블랫은 “칸예 웨스트의 2022년 반유대주의적 폭언 이후 전국적으로 30건 이상의 반유대주의 사건이 발생했다. 그의 발언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실제 폭력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프렌즈’의 배우 데이빗 슈위머는 “우리는 혐오 발언 자체를 막을 수는 없지만, 메가폰을 주는 건 막을 수는 있다”며 X(구 트위터)의 소유주 일론 머스크에게 계정 정지를 촉구했다.
사진=칸예 웨스트 SNS
사진=칸예 웨스트 SNS
칸예 웨스트는 지난 2일 열린 제67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아내 비앙카 센소리의 ‘올누드 드레스’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비앙카 센소리는 포토존에서 속옷 없이 전신을 투명한 천으로 감싼 사실상 ‘누드 드레스’를 선보였다. 해당 장면이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아내에게 과도한 노출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졌다.

이에 칸예 웨스트는 “나는 아내를 지배하고 있다. 이건 페미니스트가 하는 짓이 아니다”라며 논란을 더욱 키우는 발언을 남겼다. 일부 네티즌들은 센소리의 노출 패션이 웨스트의 의도에 의한 것이라며 가스라이팅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JTBC 뉴스
사진=JTBC 뉴스
칸예 웨스트의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에도 SNS를 통해 유대인 혐오 발언을 남겨 트위터 계정이 정지된 바 있다. 당시 칸예는 “나는 영원히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며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 이후에도 그는 패션쇼에서 ‘White Lives Matter’(백인의 삶도 중요하다)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선보이며 ‘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조롱해 파장을 불러왔다. 

최근 칸예 웨스트는 9세 미성년자를 포함해 100명 이상의 남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힙합 프로듀서 퍼프 대디(숀 디디 콤스)를 옹호하며 “디디를 석방하라. 노예제는 그들의 선택이었다”는 발언까지 남겨 더욱 공분을 샀다.
사진=칸예 웨스트 SNS
사진=칸예 웨스트 SNS
최근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칸예 웨스트는 자신의 정신 건강 상태에 대해 “과거 양극성 장애(조울증) 진단을 받았지만, 이는 오진이었다. 나는 사실 자폐 스펙트럼에 속한다”고 밝히며 “자폐증은 ‘레인맨’처럼 특정한 것에 집착하게 만든다. 이 사실을 알고 난 후로는 약을 복용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과거 발매한 앨범과 노래에서도 칸예 웨스트는 자신의 정신 질환과 강제 정신병원 입원 경험을 언급한 바 있지만, 이번 발언이 논란을 무마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주장도 존재한다.

칸예 웨스트는 현재 3,3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거대 SNS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SNS 활동이 실제 범죄 및 혐오 범죄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웨스트의 발언 이후 X에서는 그의 계정을 정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일론 머스크의 대응도 주목된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