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최고의 절경으로 꼽히는 여차-홍포 해안도로

비포장 구간마저 특별하게 만드는 풍경의 정체

드라이브 여행의 성패는 종종 목적지가 아닌 과정에서 갈린다. 특히 창밖으로 바다가 펼쳐지는 해안도로는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여행이 되기도 한다. 수많은 해안도로 중에서도 거제 남단에 자리한 한 도로는 유독 특별한 평가를 받는다.

절벽과 바다, 점점이 흩어진 섬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것은 물론, 하루의 시작과 끝을 모두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약 3.5km에 불과한 이 짧은 구간이 여행자들의 발길을 끄는 데는 분명한 배경이 있다.

일출과 일몰을 한 장소에서 보는 도로

사진 : 여차홍포 해안도로 /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진 : 여차홍포 해안도로 / 대한민국 구석구석
그 주인공은 바로 거제 9경 중 하나로 꼽히는 ‘여차~홍포 해안도로’다. 거제 남쪽 끝자락, 여차 몽돌해수욕장에서 홍포항까지 이어지는 이 길은 한쪽엔 산을, 다른 한쪽엔 아찔한 해안 절벽을 끼고 달린다. 이동하는 내내 남해 특유의 다도해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해가 뜨고 지는 광경을 모두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침에는 동쪽 바다를 뚫고 솟아오르는 일출을, 저녁에는 서쪽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시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의 표정은 같은 길을 여러 번 지나도 새롭게 다가온다.
사진 : 여차홍포 해안도로 /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진 : 여차홍포 해안도로 / 대한민국 구석구석


비포장길이 오히려 여행의 속도를 늦춘다

이 해안도로의 일부 구간은 여전히 비포장 상태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는 단점이 아닌 장점으로 작용한다. 덜컹거리는 노면 때문에 운전자는 자연스레 속도를 줄이게 되고, 덕분에 창밖 풍경을 더 여유롭게 눈에 담을 수 있다.
사진 : 대병대도 /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진 : 대병대도 / 대한민국 구석구석
천천히 달리는 차창 너머로 대병대도와 소병대도, 매물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날이 맑은 날에는 일본 대마도까지 보일 정도다. 이 풍경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곳은 길 중간에 위치한 홍포 전망대다.
사진 : 대소병대도 전망대 /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진 : 대소병대도 전망대 / 대한민국 구석구석


전망대에 서면 8개의 무인도로 이뤄진 대소병대도가 시야를 가득 채운다. 사진작가들이 새벽 운해나 출항하는 어선을 배경으로 작품을 남기기 위해 즐겨 찾는 지점이기도 하다. 빠르게 목적지만 찍고 돌아오는 여행에 지쳤다면 이곳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해안도로로 가는 길은 1018번 지방도나 14번 국도를 이용하면 된다. 연중무휴로 개방되지만, 일부 구간은 도로 폭이 좁아 마주 오는 차를 만났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 안전을 위해 서행은 필수다.

어떤 길은 빠르게 지나치기엔 너무 많은 것을 품고 있다. 여차~홍포 해안도로가 바로 그런 곳이다. 올여름, 창문을 활짝 열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절벽과 섬이 빚어내는 풍경 속으로 느리게 달려보는 것을 추천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