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수록 잘 팔린다’는 공식 깨뜨린 소형 하이브리드 픽업의 등장
국내에는 없는 ‘틈새 시장’... 타스만·렉스턴 스포츠와는 다른 길
“픽업트럭은 크고 힘이 세야 잘 팔린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오랫동안 통용되던 일종의 공식이다. 하지만 포드가 발표한 3분기 판매 실적에서 이 공식에 균열이 가는 신호가 포착됐다.
회사 전체 판매량은 줄었지만, 유독 가장 작은 체급의 한 픽업트럭만 나 홀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배경에는 ‘소형’과 ‘하이브리드’라는 키워드가 있었다.
대형 모델 일색인 국내 픽업트럭 시장 소비자들까지 미국 시장의 이런 변화에 주목하는 상황이다.
전체는 줄었는데 트럭 한 종만 성장한 이유
포드의 3분기 미국 전체 판매량은 50만 9,764대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했다. 그러나 F-시리즈를 포함한 트럭 부문 전체는 31만 5,112대가 팔리며 0.5% 소폭 성장했다.
진짜 변화는 그 안에서 나타났다. 소형 하이브리드 픽업트럭 ‘매버릭’이 4만 1,970대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급증한 것이다. 전체 실적 부진을 일부 상쇄할 정도의 성장세다.
이는 신차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무조건 큰 차보다는 합리적인 크기와 연비를 따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힌다. 포드 역시 F-150을 포함한 하이브리드 모델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소비자들이 매버릭에 주목하는 배경
미국 시장의 이런 흐름에 국내 소비자들도 반응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국내에도 이런 작은 픽업이 있었다면 바로 샀을 것”이라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현대차 타스만(출시 예정), KG모빌리티 렉스턴 스포츠처럼 중대형 모델이 주류다. “내 용도에는 저렇게 큰 짐칸까지는 필요 없는데”라고 생각했던 소비자라면 매버릭 같은 모델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매버릭은 비교적 작은 차체와 낮은 진입 가격, 하이브리드 연비, 그리고 픽업트럭의 실용성을 모두 갖춘 모델이다. 레저용 세컨드카나 1인 가구용 다목적 차량으로 쓰기에 적합한 조합이다.
물론 아직 포드코리아의 매버릭 정식 출시 계획은 확인된 바 없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증명된 ‘작고 실속 있는 픽업’이라는 새로운 수요가 국내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지켜볼 대목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