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게임 끝났다?”… 상상 초월하는 기술력으로 한국 뒤흔드는 중국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전쟁의 막이 올랐다. ‘가성비’를 무기로 세계 시장을 집어삼키던 중국 전기차 배터리가, 이제는 K-배터리의 심장부인 미래 기술까지 넘보고 있다. 한번 충전에 1,000km는 우습다는 듯, 상상조차 힘든 성능을 발표하며 한국을 뒤흔들고 있다. 과연 이 무서운 추격에 맞서 한국은 어떤 반격 카드를 준비하고 있을까?
BYD 씰 상부 (출처=BYD)
BYD 씰 상부 (출처=BYD)

“1,875km 주행, 3,000km 충전”... 中의 믿기 힘든 허풍? or 현실?

중국의 기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전기차 강자 BYD는 한번 충전으로 1,875km를 달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고, IT 공룡 화웨이는 한술 더 떠 “5분 충전으로 3,000km 주행이 가능하다”는, 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기술 특허를 공개했다.

화웨이 전고체 배터리 (출처=화웨이)
화웨이 전고체 배터리 (출처=화웨이)
이게 단순한 허풍이나 과장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는, 그 뒤에 ‘중국 정부’라는 거대한 그림자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막대한 자본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은 무서운 속도로 기술 격차를 좁히며 한국 배터리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한때 전고체 배터리 특허의 40%를 쥐고 있던 일본마저 위협할 정도다.

“2027년을 기다려라”... 삼성·LG·SK의 반격 작전

발등에 불이 떨어진 K-배터리 3사도 총력전에 돌입했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삼성SDI다. 2027년까지 가장 유력한 후보인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이미 시험 생산라인을 가동하며 칼을 갈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 샘플 (출처=삼성SDI)
전고체 배터리 샘플 (출처=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시험 생산라인 구축에 들어가고, SK온은 ‘투트랙’ 전략으로 맞선다. 비교적 만들기 쉬운 ‘고분자-산화물 복합계’를 2028년에 먼저 선보이고, 성능이 뛰어난 ‘황화물계’는 2030년에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의 속도전에 맞서 ‘기술의 완성도’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배터리 굴기’에 나라 운명이 걸렸다

이 전쟁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명확하다. 전고체 배터리는 단순히 성능 좋은 배터리가 아니다. 터지거나 불붙을 위험이 없고, 주행거리는 지금의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충전 속도는 스마트폰 충전만큼 빨라진다. 전기차의 모든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인 셈이다.

아이오닉9(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아이오닉9(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이 기술을 먼저 손에 쥐는 나라가 미래 전기차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게 된다. 우리 정부 역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2028년까지 총 1,824억 원을 투입해 K-배터리의 ‘초격차’ 기술 확보를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한·중·일 삼국지로 압축된 배터리 전쟁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 그 결과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