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옵션이 1억도 안돼?”... 독일차 콧대 꺾은 스웨덴의 반격

새로운 볼보 XC90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XC90 가격이 공개되자마지 사전계약으로만 1,300대가 팔려나가며 올해 물량이 동났다. 비결은 한국만을 위해 300억 원을 쏟아부은 볼보 TMAP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구름 위를 떠다니는 승차감. 5년 만에 돌아온 ‘안전의 제왕’이 어떻게 모두의 마음을 훔쳤는지 그 비밀을 파헤쳐 본다.
볼보 신형 XC90 상부 (출처=볼보)
볼보 신형 XC90 상부 (출처=볼보)

“아리아, 유튜브 틀어줘”... 300억짜리 두뇌의 위엄

운전석에 앉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11.2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 이건 그냥 화면이 아니다. 볼보가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300억 원을 투자해 티맵모빌리티와 함께 개발한 ‘스마트폰 그 자체’다.

볼보 신형 XC90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볼보)
볼보 신형 XC90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볼보)
덕분에 차 안에서 “아리아, 을왕리로 가자”라고 말하면 즉각 티맵이 길을 안내하고, 주차 중에는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편하게 볼 수 있다. 더 이상 수입차에서 ‘휴대폰 거치대’를 찾는 궁상맞은 짓은 끝났다. 퀄컴의 최신 칩셋 덕분에 반응 속도는 태블릿 PC처럼 빠르고 부드럽다.

크리스탈 기어봉, B&W 오디오... “이것이 북유럽 감성”

XC90의 진짜 매력은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폭발한다. 스웨덴 명품 ‘오레포스’ 크리스탈로 깎아 만든 기어노브는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고, 몸을 감싸는 최고급 나파 가죽 시트는 고급스러움의 끝을 보여준다.

볼보 신형 XC90 실내 시트 (출처=볼보)
볼보 신형 XC90 실내 시트 (출처=볼보)
여기에 대시보드와 문을 장식한 진짜 나무 소재의 결, 그리고 19개의 스피커가 뿜어내는 영국 ‘바워스앤윌킨스’의 명품 사운드는 귀를 황홀하게 만든다. 단순히 이동하는 공간이 아니라, 오감을 만족시키는 완벽한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요술 방망이’인가... 과속방지턱 녹이는 에어 서스펜션

“안전한 볼보”는 옛말이다. 이젠 “잘 달리고 편안한 볼보”다. 300마력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은 2.1톤이 넘는 거구를 깃털처럼 밀어붙인다.

볼보 신형 XC90 측면 (출처=볼보)
볼보 신형 XC90 측면 (출처=볼보)
하지만 진짜 마법은 ‘에어 서스펜션’에서 시작된다. 울퉁불퉁한 길의 잔진동은 물론, 웬만한 과속방지턱쯤은 존재를 잊게 할 만큼 ‘스르륵’하고 부드럽게 삼켜버린다. 마치 요술 방망이 같다. 가족과 함께 타는 패밀리 SUV로서 이보다 더한 미덕은 없다. 공인 연비를 뛰어넘는 10.5km/L의 실연비는 똑똑한 덤이다.

그래서 이 모든 게 얼마? 9,990만 원의 ‘신의 한 수’

가장 놀라운 것은 가격표다. 독일 경쟁 모델이라면 수천만 원을 더 줘야 하는 에어 서스펜션, 최고급 오디오 시스템, 그리고 한국에 최적화된 인포테인먼트까지. 이 모든 것을 다 담은 최상위 트림의 가격이 9,990만 원이다. 1억이 채 안 된다.

볼보 신형 XC90 측후면 (출처=볼보)
볼보 신형 XC90 측후면 (출처=볼보)
단순히 브랜드 이름값에 기대는 대신, 자동차의 본질적인 가치를 꽉 채워 넣은 볼보의 ‘신의 한 수’다. 가치를 아는 현명한 아빠들이 왜 이 차에 열광하는지,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어 보인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