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상버스·장애인콜택시, 수도권은 ‘넘쳐나고’ 지방은 ‘부족’… 정부 목표 달성 ‘빨간불’
“수도권 vs 비수도권”, 교통약자 이동권에서도 ‘지역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저상버스와 장애인콜택시 도입률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도권은 ‘초과 달성’, 지방은 ‘목표 미달’… 저상버스·장애인콜택시 ‘빈익빈 부익부’ 현상
2024년 장애인콜택시 도입률을 살펴보면, 수도권은 목표치를 훌쩍 넘는 108.9%를 기록했다. 반면 비수도권은 82.1%에 그치면서 수도권과 큰 차이를 보였다. 저상버스 도입률도 마찬가지다. 전국 평균 도입률이 39.7%에 불과한 가운데, 서울은 71.1%로 높은 도입률을 보였지만, 울산(20.9%), 제주(22.3%), 인천(24.3%) 등 일부 지방 도시들은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교통약자 이동 수단 도입률에서 지역 격차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돈’이다. 저상버스와 장애인콜택시 사업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재정을 부담하는 매칭 사업으로,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상황에 따라 도입 속도가 크게 달라진다. 수도권에 비해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들은 저상버스와 장애인콜택시 도입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2026년까지 저상버스 도입률 60%?” 정부 목표 달성 ‘험난’
정부는 2026년까지 저상버스 도입률을 60%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정부의 목표 달성은 ‘요원’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자립도를 높이고, 국비 지원을 확대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교통약자는 단순히 ‘걷기 불편한 사람들’이 아니다. 장애인, 노인, 임산부, 어린이 등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이동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 지역에 상관없이 모든 교통약자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