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색 해변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코모도에서 만나는 비현실적인 풍경

바닷가의 모래는 대개 흰색이나 황금빛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세상에는 딸기우유를 쏟아놓은 것처럼 은은한 분홍빛을 띠는 해변이 있다. 사진을 처음 보면 보정한 이미지가 아닐까 의심할 정도다. 인도네시아 코모도 국립공원에 자리한 핑크비치 이야기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색깔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바다와 작은 생물들이 오랜 시간 만들어낸 자연의 작품이다.
사진=인도네시아 코모도 핑크비치
사진=인도네시아 코모도 핑크비치
■ “누가 모래에 색을 칠했나?”…분홍빛 해변의 정체

인도네시아 동누사틍가라 지역의 코모도 국립공원에는 핑크비치로 불리는 특별한 해변이 있다.

현지에서는 ‘판타이 메라(Pantai Merah)’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어로 붉은 해변이라는 뜻이다.

이곳의 모래는 일반적인 백사장과 다르게 은은한 분홍색을 띤다. 특히 햇빛이 비치는 각도와 모래가 젖은 정도에 따라 색깔이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분홍빛 모래가 만들어지는 원인은 자연에 있다.

인도네시아 관광청에 따르면 유공충이라는 미세한 해양생물과 관련된 붉은 색소, 산호 조각 등이 해변의 독특한 색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준다.

붉은 산호 조각이 잘게 부서져 흰 모래와 섞이면서 특유의 분홍빛이 나타나는 것이다.

멀리서 바라보면 평범한 해변처럼 보이다가 가까이 다가갈수록 색이 드러나는 모습이 특별하다.
사진=코모도 국립공원
사진=코모도 국립공원


■ 분홍 모래 뒤에는 코모도의 또 다른 비밀

핑크비치가 있는 코모도 국립공원은 단순한 휴양지가 아니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자연보호구역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형 도마뱀 가운데 하나인 코모도왕도마뱀의 서식지다.

거대한 도마뱀이 살아가는 야생의 섬과 분홍빛 해변이 같은 국립공원 안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색다른 여행지다.

주변 바다는 산호초와 다양한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맑은 날에는 스노클링을 통해 물속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분홍빛 해변에서 사진을 남긴 뒤 바다로 들어가 또 다른 자연을 만나는 셈이다.

다만 코모도 국립공원은 보호구역이므로 정해진 탐방 규칙을 지켜야 한다. 야생동물 관찰도 반드시 현지 안내에 따라 안전하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사진=생성형 이미지
■ 11월까지 여행하기 좋다고?

인도네시아 관광청은 코모도 핑크비치를 방문하기 좋은 시기로 4월부터 11월까지를 소개한다.

이 기간은 대체로 건기에 해당해 맑은 날씨와 비교적 잔잔한 바다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바닷속을 감상하는 스노클링이나 섬을 오가는 보트 여행을 계획한다면 날씨가 중요하다.

다만 11월은 계절이 바뀌는 시기이기도 하다. 방문 날짜에 따라 비가 내리거나 바람과 파도가 강해질 수 있으므로 건기라는 이유만으로 좋은 날씨를 보장할 수는 없다.

핑크비치를 찾는 일반적인 여행은 플로레스섬의 라부안바조를 거점으로 시작한다.

라부안바조에서 출발하는 보트 투어를 이용하면 코모도 국립공원의 여러 섬과 해변을 둘러볼 수 있다.

이동시간과 방문지는 투어 상품과 기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사진=핑크비치
사진=핑크비치
■ 모래 한 줌도 가져오면 안 되는 이유

핑크비치에서는 특별한 기념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여행의 기억을 충분히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모래를 직접 가져가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코모도 국립공원은 자연보호구역으로, 모래나 조개껍데기를 채취하거나 산호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눈앞에 펼쳐진 분홍빛 풍경은 수많은 작은 자연적 요소가 오랜 시간 쌓여 만들어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국립공원 입장과 보전 관련 비용도 발생할 수 있어 여행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

분홍색 해변은 사진으로 볼 때도 아름답지만, 실제로는 주변의 푸른 바다와 거친 섬 지형이 어우러져 더욱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평범한 휴양지에서 벗어나 조금 다른 풍경을 찾고 있다면 코모도 핑크비치는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이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예쁜 해변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자연이 얼마나 놀라운 색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깨닫게 해주는 여행지가 될 것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