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쪽 해안가에서 마주한 이국적 풍경

현대사의 아픔 위로하려 세운 평화의 탑, 입장료는 없다

평화통일 불사리탑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평화통일 불사리탑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제주 북동쪽 해안을 달리다 보면 생경한 풍경과 마주한다. 동남아 여행지에서 본 듯한 황금빛 탑이 불쑥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국적인 외관에 이끌려 잠시 발걸음을 멈추지만,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화려한 건축물 너머에는 제주와 한국 현대사의 깊은 상처를 보듬는 이야기가 숨어있다. 아름다운 모습 뒤에 어떤 배경이 있는지 아는 순간, 여행의 감상은 완전히 달라진다.
평화통일 불사리탑 전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평화통일 불사리탑 전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백두산 향해 세운 33m 황금탑의 의미

황금빛 탑의 정식 명칭은 ‘평화통일 불사리탑사’다. 불교의 우주관인 삼십삼천(三十三天)을 상징해 높이를 33m로 맞췄고, 바닥 면적은 360평에 이른다. 이 거대한 탑은 한반도의 상징인 백두산 천지를 정방향으로 바라보도록 설계됐다.

남방불교 양식으로 지어져 이국적인 느낌을 주지만, 그 방향성만큼은 한반도의 평화를 향하고 있다. 1998년 8월 15일에 완공된 탑 내부에는 직접 조각한 기와만불과 5만 권의 법화경 사경이 봉안되어 그 의미를 더한다.
평화통일 불사리탑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평화통일 불사리탑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화려함 뒤에 숨겨진 가슴 아픈 역사

이 사찰의 시작은 19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립의 직접적인 계기는 보우·지안·정법대사 등 세 승려의 순교를 추모하기 위함이었다. 여기에 일제강점기의 수난과 제주 4·3 사건 당시 억울하게 희생된 수많은 영령의 넋을 위로하려는 염원이 더해졌다.

아름다운 탑과 고요한 경내는 아픈 역사를 잊지 않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그래서 이곳에서의 사색은 더욱 특별한 무게를 지닌다.
황금색 탑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황금색 탑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경내에는 거대한 탑을 중심으로 질병 치유를 기원하는 약사전과 설법전, 수행 공간 등이 조화롭게 자리한다. 별도의 입장료나 주차료를 받지 않아 누구나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소형차 30대를 수용하는 주차장도 무료로 개방된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35분 거리다. 입장료 걱정 없이 황금빛 불교 건축물과 현대사의 역사가 공존하는 공간을 거닐며 고요한 사색의 시간을 가져볼 만하다.
평화통일 불사리탑 풍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평화통일 불사리탑 풍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