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 단풍 속 6일간의 초대

매년 가을이면 자연은 그 자체로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단풍은 마치 마법처럼 숲을 붉고 노랗게 물들이며, 사람들에게 일상의 번잡함을 잠시 내려놓고 자연 속으로 떠날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도 단풍 여행을 기다리는 여행객들에게 새로운 여정이 주목받고 있다. 단풍국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여러 명소들과 미국 미시간 호수를 아우르는 6일간의 단풍 여행이 그 주인공이다.

첫째 날 : 알곤퀸 주립공원의 센테니얼 리지스 트레일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가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 중 하나는 단연코 알곤퀸 주립공원(Algonquin Provincial Park)이다. 이곳의 다양한 트레일 중에서도 단풍 명소로 손꼽히는 센테니얼 리지스 트레일(Centennial Ridges Trail)은 붉게 물든 메이플 나무들이 끝없이 펼쳐진 숲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매년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명소이다.

이 트레일은 총 길이가 10km를 넘으며,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에 위치해 있어 정상에서 바라보는 가을의 파노라마 풍경이 일품이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단풍이 쌓인 푹신한 길이 발을 감싸 안아주는 느낌을 체감할 수 있으며, 가을 산들바람은 낙엽을 흩날리며 자연 속에서 춤을 추는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센테니얼 리지스 트레일은 루프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파란색 표지를 따라 걸으면 1번 지점부터 시작되고, 흰색 표지를 따라가면 마지막 지점인 13번부터 시작된다. 그중에서도 11번 지점은 여행객들에게 감탄을 자아내는 봉우리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알곤퀸 주립공원의 가을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최고의 포토 스팟으로 손꼽히며, 가을 단풍의 절정을 만끽할 수 있다.
알곤퀸 주립공원  센테니얼 리지스 트레일의 한 봉우리에서 본 풍경
알곤퀸 주립공원
센테니얼 리지스 트레일의 한 봉우리에서 본 풍경


둘째 날 : 토버모리에서 마니토울린 아일랜드로의 여정

가을 단풍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토버모리(Tobermory)에서 마니토울린 아일랜드(Manitoulin Island)로 향하는 여정이다. 토버모리는 그 자체로도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담수섬인 마니토울린 아일랜드로 향하는 페리 여정은 여행객들에게 더욱 황홀한 풍경을 선사한다.

페리를 타고 섬으로 향하는 동안, 가을의 색으로 물든 단풍나무들이 맑은 물결 위로 반영되어 수면을 채우는 장관이 펼쳐진다.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서 단풍의 색감은 더욱 선명해지며, 여행객들은 그 풍경에 감탄을 자아낸다. 페리 위에서 섬에 다가갈수록 설렘은 커지고, 새로운 풍경과 만날 준비를 하게 된다.

마니토울린 아일랜드는 자연 경관뿐만 아니라, 원주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특별한 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섬을 방문하는 것은 단순히 자연을 감상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원주민의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단풍과 더불어 섬의 고요한 자연과 조화를 이룬 문화적 풍경은 이번 가을 여정에 더욱 깊이를 더해준다.
토버모리  페리타기 전 토버모리에서
토버모리
페리타기 전 토버모리에서


셋째 날 : Cup & Saucer 트레일과 Bridal Veil Falls

Cup & Saucer 트레일은 온타리오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트레일 중 하나로, 매년 수많은 여행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특히 가을철에는 단풍에 물든 숲과 대자연이 어우러져 마치 하늘을 향해 올라가는 듯한 장엄한 경험을 선사한다.

트레일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발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숲과 파란 하늘이 맞닿은 광활한 풍경이 여행객들을 맞이한다. 한 걸음씩 오를 때마다 가슴이 뛰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무섭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절경을 제공한다. 단풍에 물든 숲은 자연이 그린 예술 작품처럼 다채로운 색채로 물들어 있으며, 그 깊이와 아름다움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긴다.

트레일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Bridal Veil Falls로, 떨어지는 물줄기와 단풍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곳이다. 물소리와 함께 나무 숲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순간은 내면의 평화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자연과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이곳에서의 경험은 단풍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Cup & Saucer 트레일  Cup & Saucer 트레일 정상에서
Cup & Saucer 트레일
Cup & Saucer 트레일 정상에서


넷째 날 : 쑤세모리에서 아가와 캐년 트레인 투어

가을철 온타리오 북부에서 놓칠 수 없는 명소 중 하나는 바로 아가와 캐년 트레인 투어(Agawa Canyon Train Tour)이다. 쑤세모리(Sault Ste. Marie)에서 출발하는 이 기차 여행은 단풍 여정의 하이라이트로, 10시간 동안 펼쳐지는 경이로운 자연 속에서 가을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기차는 원시림과 단풍으로 물든 아가와 캐년(Agawa Canyon)을 지나며, 기차의 리드미컬한 움직임과 함께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답다. 여행객들은 기차에 몸을 맡기고, 변화무쌍한 자연의 색채를 감상하며 이 특별한 여정을 즐길 수 있다.

기차는 아가와 캐년으로 향하며, 도착 후 약 90분 동안의 하이킹을 통해 다양한 자연 명소를 탐험할 기회가 주어진다. Agawa Canyon Lookout(아가와 캐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장엄한 협곡의 풍경과, Bridal Veil Falls(브라이덜 베일 폭포) 및 Black Beaver Falls(블랙 비버 폭포)는 가을의 깊이를 온전히 느끼게 해주는 최고의 순간들이다. 이곳에서는 자연의 웅장함과 더불어, 계절이 주는 고요한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아가와 캐년 트레인 투어  아가와 캐년 공원 Bridal Veil Falls 가는 길 가을 파노라마
아가와 캐년 트레인 투어
아가와 캐년 공원 Bridal Veil Falls 가는 길 가을 파노라마


다섯째 날 : 미시간 호수와 슬리핑 베어 듄스의 절경

미국 미시간 호수(Lake Michigan)로 이어진 가을 단풍 여정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그중에서도 슬리핑 베어 듄스(Sleeping Bear Dunes)는 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명소로, ABC 뉴스의 “굿모닝 아메리카”에서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로 선정된 바 있다. 거대한 모래언덕과 푸른 호수가 어우러진 이곳은 독특한 풍경을 자랑하며, 가을 단풍과 결합된 장관은 더욱 특별하다.

모래언덕에서 바라보는 단풍은 탁 트인 언덕과 호수, 그리고 가을빛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조화로 여행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듄스 트레일은 1번부터 27번까지 이어지는 약 2시간 이상의 트레일로, 걷는 내내 가을빛으로 물든 나무들이 마치 자연이 건네는 따뜻한 인사처럼 다가온다. 트레일의 마지막 지점인 27번에 도착하면,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미시간 호수가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모래 언덕과 푸른 호수가 만들어내는 이질적인 풍경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사진 김은숙 기자
사진 김은숙 기자


여섯째 날 : 세인트 클레어 강과 함께 하는 휴론호에서의 마무리

가을 단풍 여정의 마지막은 세인트 클레어 강(St. Clair River)과 휴론호(Lake Huron) 주변을 따라 이어진다. 고요한 물결과 함께하는 이곳의 가을 풍경은 여정을 마무리하기에 완벽한 장소로, 여행의 여운을 더욱 깊게 남긴다. 반짝이는 햇살 아래에서 빛나는 호수와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들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삶의 여유를 다시금 상기시킨다.

이 마지막 여정은 비록 간결하지만, 그 여운은 오래도록 마음속에 깊이 남을 것이다. 자연 속에서 경험한 순간들은 일상에서 느끼던 소소한 걱정들을 잠시나마 잊게 하고, 단풍이 천천히 물들어 가는 과정을 바라보며 마음속에 새로운 색을 채워 넣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인트 클레어 강과 휴론호 주변에서 마무리하는 이 특별한 단풍 여정은 자연의 여유와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완벽한 마무리가 될 것이다.

김은숙 기자 elizabet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