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방콕 호텔서 ‘마약 파티’ 적발…124명 체포

사진 = 방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태국 경찰 제공
사진 = 방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태국 경찰 제공
태국 방콕의 한 호텔에서 대규모 ‘마약 파티’가 적발돼 124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들은 마약 복용 및 소지 혐의로 조사 중이며, 참가자 다수는 사회 지도층으로 밝혀져 파장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체포 작전

10일 AFP 통신과 태국 현지 매체 ‘네이션’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8일 밤 방콕 수쿰윗 지역의 한 호텔 스위트룸에서 마약 파티를 벌이던 124명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참가자 중 2명을 제외한 모두가 남성이었으며, 다수가 동성애자라고 경찰은 전했다.

체포된 인원 중 대부분은 태국인이었으나, 외국인 참가자 5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들은 모두 속옷 차림이었으며, 엑스터시, 크리스털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케타민 등 다량의 마약이 발견됐다.

마약 양성 반응 및 소지

경찰이 체포된 인원에 대해 소변 검사를 실시한 결과, 66명이 마약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 중 31명은 마약을 직접 소지하고 있었으며, 파티 주최자로 추정되는 인물은 다량의 마약을 보유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정기적으로 방콕 주변 호텔에서 비밀리에 마약 파티를 개최해왔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철저히 비밀을 유지하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참가자를 모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태국 마약 문제의 심각성

태국 경찰은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게 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태국이 불법 마약 유통의 중심지라는 문제를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태국은 미얀마, 라오스와 함께 ‘골든 트라이앵글’로 불리는 마약 생산 지역에 인접해 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마약은 태국을 경유해 여러 국가로 유통되며, 태국 내 마약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5월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시아 및 동아시아에서 압수된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양은 190톤에 달하며, 이는 사상 최대 규모였다.

사회 지도층도 연루

이번 사건은 사회 지도층 인사가 포함된 점에서 특히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파티 참가자들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태국 내 마약 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마약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태국 사회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떤 변화와 대처 방안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