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이라 챙겨줬을 뿐인데…가족까지 위협한 편지 내용 보니
슈퍼주니어 규현도 숙소 복도에서 겪은 충격 경험담 털어놔
사진=MBN·SBS Plus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 캡처
아이돌 스타들이 팬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위험한 집착의 실체를 직접 고백했다. 단순한 팬심을 넘어선 스토킹 범죄의 심각성은 당사자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특히 한 가수의 고백 속에는 7년간 이어진 스토킹, 가해자의 왜곡된 해석, 그리고 무력했던 법적 대응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들의 경험담은 MBN과 SBS Plus가 공동 제작한 프로그램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를 통해 공개됐다. 카라 출신 허영지와 슈퍼주니어 규현이 털어놓은 이야기는 팬덤 문화의 어두운 이면을 그대로 드러냈다.
부모님 선의가 ‘관계 인정’으로 둔갑했다
사진=허영지 인스타그램 캡처
가장 충격적인 고백은 허영지에게서 나왔다. 그는 “2016년부터 약 7년간 한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며 스토킹 피해 사실을 밝혔다. 이 스토커의 행동은 상상을 초월했다. 허영지 부모님이 운영하는 카페에 찾아와 몇 시간이고 앉아 있는 것은 기본이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가족들의 차량 번호까지 알아내 부모님과 언니에게까지 연락을 시도하며 일상 전체를 위협했다. 더욱 경악스러운 점은 허영지의 부모님이 그를 팬으로 생각해 음식을 챙겨주자, 이를 두고 “우리 사이를 인정해 준 것”이라며 자신만의 망상에 빠져 상황을 왜곡한 것이다. 선의가 악의적인 해석으로 돌아온 순간이었다.
다른 팬 향한 살해 협박, 법은 멀었다
스토커의 집착은 다른 팬들을 향한 공격성으로 번졌다. 그는 허영지의 다른 팬들에게 “질투해서 그러는 거다. 다 죽여버리고 싶다”는 내용의 협박성 편지까지 보냈다. 이는 단순한 괴롭힘을 넘어선 명백한 범죄 행위였다.
결국 허영지는 2020년 변호사를 찾아가 법적 대응을 모색했다. 하지만 당시 스토킹 처벌법은 미비했고, 피해자가 겪는 고통에 비해 가해자에게 내려지는 처벌은 턱없이 가벼웠다. 만약 내 가족이 이런 일을 겪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피해자가 직접 모든 것을 감당해야 했던 현실의 벽은 높았다.
사진=MBN·SBS Plus ‘내가 만난 사이코패스’ 캡처
소화전 안에 숨어 비밀번호를 노렸다
슈퍼주니어 규현 역시 18년간의 숙소 생활 중 겪었던 끔찍한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숙소 복도 소화전 안에 팬이 숨어 있었다”고 말해 스튜디오를 충격에 빠뜨렸다. 복도식 구조였던 옛 숙소의 큰 소화전 함 내부에 몸을 숨기고, 규현이 숙소 문을 열 때 비밀번호를 엿보려 한 것이다.
문 바로 앞에서 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공포는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이는 팬심이라는 말로 포장될 수 없는 명백한 주거 침입이자 사생활 침해다. 이들의 고백은 스타라는 이유로 감내해야 하는 위험 수위가 이미 임계점을 넘었음을 보여준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