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kg 감량 후 찾아온 뜻밖의 변화, JTBC ‘히든싱어’ 통해 재조명된 그의 마지막 선택

동료들이 기억하는 마지막 인사, ‘그날따라 오빠가 이상했다’는 말에 담긴 의미

사진=JTBC ‘히든싱어8’ 캡처
사진=JTBC ‘히든싱어8’ 캡처


그룹 ‘거북이’의 리더 故 터틀맨(본명 임성훈)이 우리 곁을 떠난 지 18년이 흘렀지만, 그의 음악과 삶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가슴에 남아있다. 최근 한 방송을 통해 그의 마지막 선택이 다시 조명되며 팬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그의 뜨거웠던 음악에 대한 열정, 지키고 싶었던 목소리, 그리고 위태로웠던 건강 사이에서 그는 어떤 고민을 했던 것일까.

지난 19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8’ 터틀맨 편은 단순한 경연을 넘어 모두를 그 시절 추억 속으로 소환했다. 거북이 멤버 금비와 지이가 함께하며 ‘빙고’, ‘비행기’ 등 주옥같은 명곡들이 울려 퍼졌다. 특히 마지막 곡이었던 5집 타이틀곡 ‘싱랄라’ 무대는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증폭시켰다.

이날 방송에서 멤버들은 터틀맨이 생전 음악을 위해 어떤 각오로 임했는지 생생하게 증언했다. 이야기는 2005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스케줄을 앞두고 숙소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생사의 기로에 섰다. 응급 수술로 고비는 넘겼지만, 의료진은 체중 감량과 꾸준한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경고했다.

사진=JTBC ‘히든싱어8’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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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kg 감량했지만, 지키고 싶었던 단 한 가지



그렇다면 그는 왜 의사의 권고를 온전히 따르지 않았을까. 실제로 터틀맨은 건강을 되찾기 위해 피나는 노력으로 30kg을 감량해 70kg대까지 체중을 줄였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급격한 체중 감량으로 인해 그의 목소리가 예전과 달리 얇아진 것이다.

이에 대해 금비는 “살을 빼니 목소리가 변했고, 오빠가 ‘나는 그냥 터틀맨으로 살겠다. 내 목소리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정체성과도 같은 목소리를 지키기 위해 치료의 일부를 중단하고 다시 앨범 작업에 몰두하는 길을 택했다.

무대에서 죽고 싶다던 그의 남다른 열정



사진=JTBC ‘히든싱어8’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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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선택은 무모해 보일 수 있지만, 그 배경에는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자리 잡고 있었다. 지이는 “6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받아야 했는데, 검사를 한 번 하면 한 달간 누워 있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오빠가 ‘자기는 죽어도 무대에서 죽고 싶다’고 말하곤 했다”며 고인의 남달랐던 소신을 밝혔다.

자신이 가장 빛나는 순간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그의 선택은 오늘날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단순히 일을 넘어 자신의 삶 자체를 바쳐 지키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는 것. 어쩌면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그런 열망 하나쯤은 품고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멤버들은 터틀맨과의 마지막 순간도 떠올렸다. 그날따라 터틀맨은 작업을 위해 혼자 남았고, 먼저 퇴근하는 금비와 지이를 향해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고 한다. 금비는 “(지이에게) ‘오늘 오빠 되게 이상하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게 마지막 인사였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결국 터틀맨은 5집 활동이 한창이던 2008년 4월 2일, 자택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또다시 찾아온 급성 심근경색이었다. 랩과 노래는 물론 ‘사계’, ‘왜이래’ 등 수많은 히트곡을 직접 만들었던 천재 뮤지션은 그렇게 팬들 곁을 떠났다.

사진=JTBC ‘히든싱어8’ 캡처
사진=JTBC ‘히든싱어8’ 캡처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