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사진=오요안나 인스타그램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가 생전 선배들과 나눈 메시지가 공개되며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20일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 이진호’에서는 ‘충격 단독! 오요안나 카톡 입수.. MBC 기상 캐스터 선배들과 갈등 왜?’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진호는 故 오요안나와 기상캐스터 선배 A씨, B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일부를 공개했다. 해당 대화에서는 선배들이 오요안나를 몰아붙이는 듯한 장면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B씨는 오요안나에게 “나 녹화 내려가니까 감독님이 ‘네가 토요일에 계속 울었다며 나한테 혼났어요’라고 하더라. 하… 진짜 나 너무 싫거든? 네가 잘못해놓고 사람들 앞에서 울어버리면 왜 선배까지 이상한 사람을 만들어? 너 초등학생이야?”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에 오요안나는 “제 기억으로는 괜찮은지 물어보셨을 뿐,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신 분은 단 한 분도 없었습니다. 감독님 앞에서 울었다든지 그런 사실은 없습니다. 선배님”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B씨는 “눈물을 흘리지 않았으니까 괜찮다는 거야? 왜 그렇게 말해?”라며 감정을 드러냈다.
사진=유튜브 연예뒤통령 이진호
사진=유튜브 연예뒤통령 이진호
오요안나는 해당 상황을 A씨에게 전하며 조언을 구했다. 이에 A씨는 “안나야”라고 부른 뒤 “눈치 없고 서툰 게 아니라 선배한테 계속 말대답하면 어떻게 해?”라며 다그쳤다. 그는 “네가 울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 선배는 팩트가 궁금한 게 아니라고. 그런데 너는 계속 말대답을 해”라며 몰아붙였다.

이진호는 유족을 통해 입수한 카톡 내용을 분석하며 “이 같은 대화가 지속적으로 반복됐고, 오요안나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어머니와 자주 통화했다. 당시 통화 녹음 파일도 상당수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특히 유족들은 오요안나가 제외된 선배 4인의 단체 카톡방이 존재하며, 여기서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다만 법적 대응을 위해 해당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사진=오요안나 인스타그램
MBC는 오요안나 사망 사건이 뒤늦게 알려진 후,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제기되자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난달 31일 MBC는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부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위원장은 법무법인 혜명의 채양희 변호사가 맡았으며, 법무법인 바른의 정인진 변호사가 외부위원으로 참여했다.

고용노동부도 자체 조사를 시작했으며, MBC에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경찰 역시 국민신문고 민원을 접수해 내사에 착수했다.
사진=오요안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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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15일 세상을 떠났으며, 이 소식은 석 달이 지난 12월 10일에야 알려졌다. 이후 유족이 그의 유서를 공개하며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드러났다. 유서는 원고지 17장 분량으로,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한편, 오요안나는 2019년 춘향선발대회에서 숙으로 당선된 후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평일 및 주말 뉴스 날씨를 맡으며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렸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