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은진 출연분을 둘러싼 성희롱 민원
자발적 참여 여부와 신체 접촉 해석

배우 안은진에게 뽀뽀를 요구하는 장면으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던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방송심의에서 ‘문제없음’ 판단을 받았다. SBS ‘런닝맨’ 캡처
배우 안은진에게 뽀뽀를 요구하는 장면으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던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방송심의에서 ‘문제없음’ 판단을 받았다. SBS ‘런닝맨’ 캡처


예능 게임에서 오간 짧은 신체 접촉이 방송심의 판단대에 올랐다. 출연자가 난처한 반응을 보인 장면을 웃음 소재로 다룬 것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시청자 민원이 이어진 데 따른 절차다.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가 29일 공개한 회의록에는 ‘런닝맨’의 이른바 ‘뽀뽀 게임’을 놓고 위원들이 주고받은 판단이 담겼다. 심의의 중심에는 게임 참여가 자발적이었는지, 장면을 성적인 신체 접촉으로 볼 수 있는지가 놓였다.

안은진의 주저와 게임 진행



배우 안은진에게 뽀뽀를 요구하는 장면으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던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방송심의에서 ‘문제없음’ 판단을 받았다. SBS ‘런닝맨’ 캡처
배우 안은진에게 뽀뽀를 요구하는 장면으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던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방송심의에서 ‘문제없음’ 판단을 받았다. SBS ‘런닝맨’ 캡처


논란이 된 방송은 지난해 11월 23일 방영분이다. SBS 드라마 ‘키스는 괜히 해서!’의 주연 배우 안은진과 김무준이 출연했고, 출연진은 드라마 제목을 활용한 ‘뽀뽀는 괜히 해서’ 게임을 진행했다.

눈을 가린 출연자가 자신에게 뽀뽀한 사람이 누구인지 맞히는 방식이었다. 뽀뽀를 받는 역할은 양세찬이 맡았고 안은진이 상대가 됐는데, 안은진은 시작 전 “진짜 해야 한다는 말은 없지 않았냐”며 난처한 기색을 보인 뒤 입을 맞췄다.

이후 양세찬이 상대를 추리하는 과정에서 출연자들이 차례로 다시 뽀뽀했다. 안은진이 양세찬의 손목 부위에 입을 맞추자 하하는 “한 번 더 받아 봐야겠지?”라고 말했고, 양세찬도 얼굴을 내미는 시늉을 했다. 안은진은 손사래를 쳤고 주변에서는 웃음이 나왔다.

배우 안은진에게 뽀뽀를 요구하는 장면으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던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방송심의에서 ‘문제없음’ 판단을 받았다. SBS ‘런닝맨’ 캡처
배우 안은진에게 뽀뽀를 요구하는 장면으로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던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이 방송심의에서 ‘문제없음’ 판단을 받았다. SBS ‘런닝맨’ 캡처




자발적 참여와 접촉 해석



방송 뒤 온라인에서는 여성 출연자가 주저하는데도 신체 접촉을 웃음거리로 삼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가족이 함께 보는 시간대에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함께, 출연자에게 뽀뽀를 요구하는 듯한 장면을 문제 삼는 민원도 접수됐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 13일 해당 장면을 심의했다. 김민정 소위원장은 출연자들이 게임의 내용과 방식을 알고 참여했으며, 상대 의사에 반해 신체 접촉을 강요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소위원장은 해당 장면을 성적인 언행이나 신체 접촉으로 보기는 어렵고,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표현만으로 심의 규정 위반이라고 단정하기도 힘들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우석·김일곤·조승호 위원도 같은 의견을 냈다.

소수 의견과 최종 의결



홍미애 위원은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여성 출연자가 당황하거나 주저하는 반응을 보였는데도 이를 예능의 웃음 요소로 삼아 성희롱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방송이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출연자가 거부 의사를 보였을 때 이를 존중한 장면도 있었다며 법정 제재보다 행정지도인 ‘의견 제시’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종적으로 방송소위는 위원 5명 가운데 4명의 다수 의견에 따라 ‘문제없음’을 의결했다.

방송심의 규정은 성폭력·성희롱을 정당화할 우려가 있거나 이를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하는 내용을 제한한다. 실제 심의에서는 개별 장면의 내용과 표현 방식, 출연자의 반응 등을 함께 고려하며, 이번 회의에서도 게임 참여의 자발성과 주저하는 반응을 둘러싼 해석이 엇갈렸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