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플랫폼, 같은 배터리 얹은 1억 원대 전기 SUV 형제

3열이냐, 제로백 3.9초냐…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



1억 원 안팎의 프리미엄 전기 SUV 시장이 뜨겁다. 특히 볼보 EX90과 폴스타3는 같은 그룹의 최신 전기차 플랫폼을 공유하는 ‘형제차’로 알려지며 많은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두 차량을 나란히 놓고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가격부터 성격까지, 공통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패밀리냐 퍼포먼스냐’의 이분법적 선택을 넘어선다. 차량의 지향점이 구매자의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겨냥하는 상황이다.



플랫폼은 같아도 지향점은 달랐다



볼보 EX90과 폴스타3는 SPA2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106kWh 용량의 NCM 배터리와 800V 고전압 시스템, 최대 350kW 급속 충전 능력까지 핵심 기술은 상당 부분 공유한다.
그러나 폴스타3는 5인승 구조를 바탕으로 역동적인 주행 감각에 집중했다. 전고를 1,615mm로 낮춰 스포츠 SUV의 비율을 완성했고, 퍼포먼스 모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9초 만에 도달한다.

반면 EX90은 3열을 갖춘 6인승 또는 7인승 대형 SUV다. 최고출력은 680마력으로 동일하지만, 가족 전체의 안락한 이동에 초점을 맞춘 구성이 핵심이다. 듀얼 챔버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점도 이런 성격을 보여준다.





가격 차이가 선택의 무게를 더한다



두 차량의 성격 차이는 가격표에서 더욱 명확해진다. 폴스타3의 시작 가격은 7,790만 원으로, 1억 원 이하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
반면 볼보 EX90은 시작 가격이 1억 620만 원이다. 최고 사양인 울트라 트림은 1억 2,320만 원에 달해 프리미엄 대형 SUV 시장의 경쟁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아이 둘을 키우는 입장에선 3열 공간이 절실하지만, 3천만 원 가까운 가격 차이는 무시하기 어렵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의 말처럼, 현실적인 고민이 따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결국 두 차량은 프리미엄 전기 SUV라는 공통분모를 가졌지만, 실제 구매 이유는 완전히 다르다. 3열 공간과 가족의 이동이 최우선이라면 EX90의 설득력이 높다.

하지만 운전 자체의 즐거움과 스포티한 디자인을 포기할 수 없다면 폴스타3가 더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1억 원 안팎의 예산으로 전기차를 고민한다면, 최고출력 같은 단순 수치보다 ‘누가, 어떻게 탈 것인가’를 먼저 정해야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