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모델Y, 4천만 원대 파격가로 시장 뒤흔들어

보조금 믿던 국산 전기차, 설 자리 잃나… 대책 마련 시급

니로EV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니로EV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Y 후륜구동(RWD) 모델을 4,999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으면서부터다. 일부 국산 전기차보다 저렴한 가격표를 달자, 소비자들의 시선은 빠르게 테슬라로 향하고 있다.

이 현상은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국내 전기차 산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테슬라의 공격적인 가격 정책, 국산차의 보조금 의존도, 그리고 경직된 생산 구조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현재 시장 상황을 짚어본다. 과연 국산 전기차는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

‘가격이 깡패’… 시장 집어삼킨 모델Y



테슬라 모델 Y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테슬라 모델 Y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테슬라 모델Y의 판매량은 가히 압도적이다. 지난 2월 한 달에만 7,015대가 팔려나가며 전체 수입 전기차 시장의 65%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동기간 기아의 주력 모델인 PV5(3,967대) 판매량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중국산’이라는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테슬라라는 강력한 브랜드와 뛰어난 주행 성능, 그리고 무엇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보조금 없이는 설 자리 없는 국산차



반면 국산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라는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보조금이 없다면 4,000만 원을 훌쩍 넘는 1톤 전기 트럭이 대표적인 예다.

과거 높은 인기를 누렸던 기아 니로 EV 역시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 모델이 쏟아지면서 시장에서 힘을 잃었다. 보조금에 맞춰 가격을 책정하는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유연성 없는 생산 구조가 발목



테슬라가 글로벌 생산 기지를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안,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경직된 생산 구조에 발목이 잡혔다. 해외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는 전략을 쉽게 구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는 노조와의 합의 등 복잡한 내부 문제와 얽혀있다. 중국에서 생산해 가격을 낮춘 폴스타와 같은 브랜드와 비교하면 국내 제조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부 선전에도… 근본적 해법 필요



물론 모든 국산 전기차가 고전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여전히 수개월을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높고, 기아 PV5 역시 상용차 시장에서 꾸준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지금의 할인 프로모션이나 금융 혜택만으로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보조금이라는 온실 속에서 벗어나, 원가 절감과 기술 혁신을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수입차에 시장을 내주는 흐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