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 브랜드 앞세워 중국 시장 재공략 선언

‘비너스·어스’ 콘셉트 첫 공개, 베이징 모터쇼서 양산 모델 선보일 예정

아이오닉 비너스 콘셉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아이오닉 비너스 콘셉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때 연간 100만 대 이상 팔리던 영광은 과거의 이야기가 됐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0.6%라는 점유율까지 추락한 현대자동차가 반격을 위한 칼을 빼 들었다. 전용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을 전면에 내세워 중국 시장만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 것이다. 이번 전략은 단순히 신차를 출시하는 수준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과 현지 맞춤형 기술, 파격적인 이름까지 모든 것을 바꿨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현대차는 과연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들의 야심 찬 계획 속에는 세 가지 핵심적인 변화가 담겨 있다.

숫자 대신 행성 이름, 파격적인 변화



아이오닉 어스 콘셉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아이오닉 어스 콘셉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이름이다. 현대차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세단형 ‘비너스(금성) 콘셉트’와 SUV형 ‘어스(지구) 콘셉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5, 6처럼 숫자를 사용하던 기존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는 브랜드의 철학을 소비자들의 삶과 일상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딱딱한 숫자 대신 친숙하고 감성적인 행성의 이름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가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기술력만으로는 공략하기 힘든 현지 시장의 감성을 브랜드 이미지 변화로 뚫겠다는 전략이다.

디자인부터 기술까지 철저한 현지화



디자인과 기술 역시 중국 시장에 철저히 맞춰졌다. 현대차는 ‘디 오리진(The Origin)’이라는 중국 전용 디자인 언어를 새롭게 공개했다.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듯한 유려한 곡선을 중심으로, 기존 글로벌 모델과는 확연히 다른 실루엣을 통해 독자적인 정체성을 구축한다.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현지화는 더욱 주목할 만하다. 복잡한 중국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위해 현지 전문 기업 ‘모멘타’와 손을 잡았다. 또한, 현대차 최초로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기술 도입을 공식화했다. 이는 아직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이 많은 중국의 특성을 고려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소비자의 ‘주행 불안’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 비너스 어스 콘셉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아이오닉 비너스 어스 콘셉트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0.6%의 굴욕, 반등은 가능할까



하지만 현대차가 넘어야 할 산은 높다. 현재 현대차의 중국 내 입지는 위태롭다. 2024년 판매량은 12만 5천 대 수준으로 급감했고, 시장 점유율은 0.6%까지 떨어졌다. 그 사이 BYD, 지리자동차 등 중국 현지 브랜드들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이번 전략이 방향성 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단기간에 점유율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미 현지 브랜드들이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현대차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4월 말 열리는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서 비너스와 어스의 양산형 모델 디자인과 구체적인 사양을 공개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중국 내 판매량을 44만 대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건 현대차의 반격이 과연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딜 수 있을지, 결과가 곧 공개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