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유가 상승세 속 수입 SUV 시장 지각변동. 렉서스 NX가 벤츠 GLC를 제치고 판매량 상위권에 오른 비결을 파헤친다.
하반기 ES, 라브4 완전변경 모델 출시 예고... 토요타-렉서스 라인업 강화로 시장 공략 가속화
렉서스 NX450h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기름값 걱정이 깊어지는 4월, 수입차 시장에 예상 밖의 지각변동이 감지된다. 독일 브랜드가 굳건히 지켜온 프리미엄 SUV 시장의 아성에 균열을 낸 주인공은 바로 렉서스 NX다. 올해 들어 판매량이 무섭게 치솟으며 경쟁 모델을 압도하고 있다.
렉서스 NX의 이례적인 선전은 단순히 ‘잘 팔리는 차’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소비자들이 차량을 선택하는 기준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신호다. 압도적인 연비 효율, 차별화된 하이브리드 기술, 그리고 유지비에 대한 현실적 고민이 만들어낸 결과다. 독일차가 장악한 시장에서 왜 유독 이 일본산 SUV가 대안으로 떠오른 것일까.
벤츠 GLC마저 넘어선 조용한 돌풍
렉서스 NX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판매량 수치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올해 1~2월 렉서스 NX는 총 1,132대가 팔려나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659대)과 비교하면 71.8%나 급증한 수치다. 이 성과는 NX를 전체 수입차 7위, 내연기관 모델 기준으로는 5위 자리에 올려놓았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오랜 경쟁 상대인 메르세데스-벤츠 GLC와의 직접 대결이다. 같은 기간 GLC는 993대 판매에 그치며 NX에 139대 뒤처졌다. 전통의 강자를 밀어내고 사실상 수입 내연기관 SUV 시장의 최상위권에 진입한 셈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와 함께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고유가 시대의 유일한 대안
토요타 라브4 풀체인지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NX 인기의 핵심 동력은 단연 연비다. 주력 모델인 NX 350h의 공인 복합연비는 14.4km/ℓ에 달하며, 도심 연비는 15km/ℓ를 상회한다. 실제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공인 연비를 뛰어넘는 ‘실연비’ 후기가 공유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정점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NX 450h+다. 1회 충전 시 전기만으로 5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단거리 출퇴근이나 시내 주행이 잦다면 사실상 전기차처럼 운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를 연비로 환산하면 체감상 40km/ℓ에 육박하는 효율을 보여주니, 매일 오르는 주유소 가격표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이름만 하이브리드가 아니다
렉서스의 저력은 단순히 연비 수치에만 머물지 않는다. 다수의 경쟁 브랜드가 연비 개선 효과가 제한적인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를 탑재하는 것과 달리, 렉서스는 전기모터가 주행 전반에 적극 개입하는 ‘스트롱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고수한다.
이 기술적 차이는 실제 주행 환경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저속 주행이나 정체가 잦은 도심 구간에서는 전기모터만으로 움직여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고, 내연기관 차량에서는 느낄 수 없는 극강의 정숙성을 제공한다. 고유가 상황과 맞물려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재평가받는 이유다.
상승세 이어갈 신차 라인업
렉서스와 토요타는 NX가 이룬 성과를 발판 삼아 올해 하반기 더욱 공세적인 신차 전략을 펼친다. 렉서스는 브랜드의 핵심 세단인 8세대 ES 완전변경 모델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하이브리드 버전의 복합 연비가 20km/ℓ를 넘을 것으로 기대되며,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차 모델 추가 가능성도 점쳐진다.
토요타 역시 주력 SUV인 6세대 라브4 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한층 강화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4천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입차 시장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 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한, 하이브리드에 집중해 온 두 브랜드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