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출력 1,139마력, 제로백 2.4초의 압도적인 성능으로 등장한 포르쉐 카이엔 쿠페 일렉트릭.

단 16분 만에 80% 충전, SUV 본연의 실용성까지 놓치지 않았다.



패밀리 SUV와 슈퍼카, 두 단어는 좀처럼 한 문장에서 어울리기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포르쉐는 이 불가능해 보이는 조합을 현실로 만들었다. 포르쉐가 새롭게 공개한 ‘카이엔 쿠페 일렉트릭’은 브랜드의 상징인 911을 위협하는 압도적인 성능, 20분도 채 걸리지 않는 혁신적인 충전 속도, 그리고 SUV 본연의 실용성을 모두 담아냈다.

과연 이 차는 고성능 전기 SUV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게 될까. 넉넉한 공간을 갖춘 가족용 차량이면서 동시에 심장을 뛰게 하는 강력한 주행 성능을 원하는 이들의 오랜 고민에 마침내 답을 제시했다.

911 터보 S도 추월하는 가속력





카이엔 쿠페 일렉트릭의 핵심은 단연 심장을 멎게 할 듯한 성능이다. 최상위 ‘터보’ 모델 기준으로 최고출력은 1,139마력, 최대토크는 1,100Nm를 넘어선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2.4초. 이는 포르쉐의 심장과도 같은 911 터보 S의 2.7초보다도 빠른 기록이다.

육중한 SUV가 브랜드의 대표 스포츠카를 가속력으로 앞지르는, 그야말로 상식을 파괴하는 성능을 보여준다. 단순한 수치 나열이 아니다. 포르쉐는 이 강력한 힘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섀시 기술과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적용해, 거대한 차체에도 불구하고 코너에서 스포츠카처럼 움직이도록 만들었다.

충전 스트레스는 옛말 16분의 혁신





강력한 성능만큼이나 주목할 부분은 충전 기술이다. 카이엔 쿠페 일렉트릭은 800V 고전압 아키텍처와 113kWh 대용량 배터리를 기반으로 최대 400kW급 초고속 충전을 지원한다. 덕분에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6분에 불과하다.

현존하는 대부분의 전기차가 30분 이상 소요되는 급속 충전 시간을 절반 가까이 단축한 것이다. 장거리 여행 중 휴게소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다음 여정을 위한 준비가 끝나는 셈이다. 이는 포르쉐의 순수 전기 스포츠카 타이칸을 통해 검증된 기술력이다.

일상과 서킷을 넘나드는 전천후 SUV





포르쉐는 이 차가 단순히 빠르기만 한 전기차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최대 3.5톤에 달하는 견인 능력은 캠핑 트레일러나 보트를 끄는 데 전혀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과 후륜 조향 시스템은 일상 주행에서는 편안한 승차감을, 와인딩 로드에서는 날카로운 핸들링을 제공하며 두 얼굴의 매력을 발산한다.

평일에는 자녀의 등하교를 책임지는 부드러운 패밀리카로, 주말에는 짜릿한 운전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고성능 머신으로 변신한다. 슈퍼카의 성능과 패밀리 SUV의 실용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내연기관과 공존 포르쉐의 자신감



포르쉐는 타이칸, 마칸 EV에 이어 카이엔까지 전동화 라인업을 확장하면서도 기존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유지한다. 이는 전동화 전환기 속에서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겠다는 브랜드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전략이다.

아직 전기차 인프라나 충전 환경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층까지 아우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어떤 파워트레인을 선택하든 ‘포르쉐는 포르쉐’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