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체인지 이후 극명하게 엇갈린 싼타페와 쏘렌토의 운명, 판매량 3배 격차의 핵심 원인은?
업계에서는 싼타페의 반격 카드로 ‘이것’의 조기 투입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 중형 SUV 시장의 오랜 라이벌, 현대 싼타페와 기아 쏘렌토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때 판매량을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신형 모델 출시 이후, 두 차량의 격차는 ‘라이벌’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벌어졌다. 도대체 무엇이 이 두 형제 SUV의 운명을 이토록 다르게 만들었을까. 시장의 판도를 뒤흔든 결정적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압도적 격차,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
최근 발표된 2026년 3월 판매 실적은 현 상황을 명확히 보여준다. 기아 쏘렌토는 1만 870대를 판매하며 전체 자동차 판매량 1위라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현대 싼타페는 3,621대 판매에 그치며 16위로 밀려났다. 판매량은 무려 3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연간 판매량으로 넓혀 봐도 쏘렌토는 10만 대 클럽 가입을 눈앞에 둔 반면, 싼타페는 5만 대 수준에 머물며 체면을 구겼다.
승부 가른 하이브리드, 연비가 곧 경쟁력
고유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SUV 시장의 핵심 경쟁력은 단연 ‘연비’가 되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인기가 승패를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된 것이다. 이 지점에서 쏘렌토는 싼타페를 압도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약 6만 9천 대가 팔려나가며 전체 판매량을 견인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싼타페 하이브리드 역시 4만 3천 대라는 적지 않은 판매고를 올렸지만, 쏘렌토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인 연비를 제공하는 쏘렌토에 지갑을 열었다.
끝나지 않는 디자인 논란, 모험과 안정의 차이
디자인은 판매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장 감성적인 영역이다. 신형 싼타페는 파격적인 변신을 택했다. 각진 차체와 ‘H’ 형상의 주간주행등(DRL)으로 강렬한 오프로더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과감한 시도는 때로 독이 되기도 한다. 특히 후면부의 낮은 테일램프 위치와 전체적인 비율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뒤태가 어색하다”, “너무 모험적인 디자인”이라는 부정적 반응이 끊이지 않았다.
반면 쏘렌토는 ‘안정’을 택했다. 기존 모델의 성공적인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한층 더 세련되고 다듬어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중의 보편적인 미적 기준을 충족시키며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결국 싼타페의 모험은 일부 마니아층의 환호를 받았을지 몰라도, 더 넓은 시장을 공략하는 데는 실패한 셈이다.
싼타페의 반격 카드, 조기 등판하나
물론 이대로 싼타페가 무너질 것이라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자존심 회복을 위한 여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디자인 논란의 중심인 후면부를 개선한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의 조기 투입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또한, 갈수록 중요해지는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도 있다. 너무 잘 팔려 완전변경 시점까지 늦추고 있는 쏘렌토와, 부진 탈출을 위해 부분변경을 서두르는 싼타페. 플랫폼을 공유하는 두 형제 SUV의 자존심을 건 싸움 2라운드는 이미 시작됐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