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싼타페·GV70에 960km 주행 EREV 기술 탑재 선언
KGM, 4천만 원대 가성비 PHEV로 국내 SUV 시장 판도 바꿀까
제네시스GV70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국내 친환경 SUV 시장에 거대한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전기차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던 주행거리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대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한 번의 충전과 주유로 1000km에 가까운 거리를 달리는 신기술을, KG모빌리티(KGM)는 파격적인 가격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두 제조사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시장을 공략한다. 현대차는 독자적인 ‘혁신 기술’을, KGM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았다. 과연 2026년 봄, 패밀리 SUV 시장의 패권을 차지할 전략은 무엇일까.
전기차의 한계를 넘다 현대차 EREV
싼타페 / 사진=Mobility Ground
현대차가 공개한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는 기존 하이브리드와 개념부터 다르다. 엔진이 바퀴에 동력을 직접 전달하지 않고 오직 배터리 충전을 위한 발전기로만 작동하는 ‘직렬형’ 구조다. 구동은 100% 전기 모터가 담당하기에 전기차 특유의 부드러운 주행감과 강력한 초반 가속력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효율성 극대화에 있다. 기존 순수 전기차 대비 배터리 용량을 30%가량 줄여 원가를 낮추고, 대신 모터 효율을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960km 이상의 주행거리를 목표로 한다. 이 혁신적인 시스템은 제네시스 GV70과 국민 SUV 싼타페에 우선 적용되며, 올 연말 북미와 중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가성비로 승부수 KGM의 4천만 원대 PHEV
KGM은 정반대의 전략을 선택했다. 바로 ‘가성비’다. 수입차 위주로 형성된 국내 PHEV 시장에 4천만 원 초반대라는 공격적인 가격표를 내밀었다. 이는 중국 체리자동차의 검증된 T2X 플랫폼을 라이선스 방식으로 도입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했기에 가능했다.
단순히 저렴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배터리는 삼성SDI와 협력해 차세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 탑재를 검토 중이다. 에너지 밀도를 높여 성능을 확보하는 동시에, 특정 국가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까지 노렸다. 코드명 SE10으로 개발 중인 이 중대형 SUV는 도심에서는 전기차처럼, 장거리 운행 시에는 내연기관이 보조하는 형태로 운영돼 실용성을 크게 높일 전망이다.
서로 다른 길 시장의 선택은
현대차와 KGM의 미래 로드맵은 명확하다. 현대차는 싼타페와 GV70을 시작으로 쏘렌토, 팰리세이드급 대형 SUV까지 EREV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전동화 전략이다.
반면 KGM은 SE10을 필두로 매년 1~2종의 친환경 모델을 추가해 2030년까지 총 7개 차종을 선보인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외부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속도와 경제성을 모두 잡겠다는 계산이다. 기술의 현대차와 가격의 KGM, 상반된 두 전략이 맞붙는 국내 친환경 SUV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