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대표 세단 K5, 쏘나타, 그랜저, K8 전격 비교. 세련된 외관과 달리 실제 탑승감에서 의외의 평가를 받은 모델은 무엇일까.

편안함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는 준대형 세단의 정체.

쏘나타 구형 / 현대자동차
쏘나타 구형 / 현대자동차


따스한 봄바람이 부는 4월, 주말 나들이를 위해 패밀리 세단을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화려한 디자인만 보고 덜컥 차를 선택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최근 국산 대표 중형·준대형 세단 4종을 비교 시승한 결과, 겉모습과 실제 만족도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특히 ‘디자인’, ‘공간 활용성’, ‘승차감’ 세 가지 측면에서 한 모델이 유독 아쉬운 평가를 받았는데, 과연 어떤 차량일까.

개성 뚜렷한 4인 4색, K5부터 그랜저까지



이번 비교 시승에는 기아 K5 1.6 터보, 현대 쏘나타 센슈어스, 그랜저, 그리고 기아 K8이 올랐다. 이들은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익숙한 모델이지만, 막상 운전석에 앉아보면 각기 다른 성격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단순히 제원표 상의 숫자가 아닌, 몸으로 느껴지는 감각의 차이가 구매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K8 / 기아
K8 / 기아


젊은 층에게 인기가 높은 K5는 스포티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단연 돋보인다. 하지만 실제 주행감각은 외모처럼 부드럽지만은 않다. 다소 단단하게 설정된 하체는 방지턱이나 요철 구간에서 충격을 직설적으로 전달하는 편이다. 운전의 재미를 중시한다면 장점이 될 수 있으나, 편안한 가족용 세단을 찾는 이에겐 호불호가 갈릴 지점이다.

균형 잡힌 쏘나타와 이름값하는 그랜저



현대 쏘나타 센슈어스는 여러 면에서 균형감이 좋은 차로 평가된다. 디자인, 성능, 승차감 등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무난함이 오히려 강점이다. 특별한 단점이 없어 ‘실패 없는 선택’을 원하는 운전자에게 설득력 있는 대안이 된다.

K8 실내 / 기아
K8 실내 / 기아


한 체급 위인 그랜저는 준대형 세단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킨다. 뛰어난 방음 대책으로 확보한 정숙성은 고속 주행에서도 안락함을 유지해준다. 운전 자세 역시 비교적 편안하게 설정할 수 있다. 다만 최근 현대차의 공통적인 특징인 다소 딱딱한 시트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과거 모델의 ‘푹신한 소파’ 같던 착좌감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불만일 수 있다. 그럼에도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디자인에 모든 걸 걸었나, K8의 아쉬움



문제는 그랜저의 형제차로 불리는 K8에서 두드러졌다. 미래지향적이고 유려한 외관 디자인은 분명 경쟁력이 있지만, 실제 탑승 경험은 기대를 배신했다. 가장 큰 단점은 낮은 헤드룸이다. 쿠페처럼 날렵하게 떨어지는 루프 라인 탓에 뒷좌석 공간이 희생됐다. 키 180cm 이상의 성인이 앉으면 머리가 천장에 닿을 듯 답답함을 느끼기 쉽다. 준대형 세단이 갖춰야 할 핵심 가치인 ‘여유로운 공간’과는 거리가 멀다.

K8 / 기아
K8 / 기아


승차감 역시 실망스럽다. 방지턱을 넘을 때 하체가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하지 못하고 ‘쿵’하고 떨어지는 느낌이 강하다. 이 충격은 필터링 없이 그대로 허리에 전달된다. 이는 단순히 단단한 것과는 다른, 불쾌한 감각이다. 여기에 운전석 시트 포지션마저 어딘가 어색해 장시간 운전 시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출시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된 승차감 논란이 여전한 셈이다.

결국 자동차의 본질은 ‘이동’의 경험에 있다. 아무리 멋진 디자인과 첨단 편의사양을 갖췄더라도, 타는 내내 불편하다면 좋은 차라고 말하기 어렵다. 이번 비교를 통해 K8은 세련된 외관 뒤에 낮은 헤드룸과 딱딱한 승차감이라는 아쉬움을 감추고 있음이 확인됐다. 국산 세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전시장의 첫인상에 현혹되기보다 반드시 충분한 시승을 통해 자신의 몸에 맞는 ‘편안한 차’를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랜저 / 현대자동차
그랜저 / 현대자동차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