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스포츠카, 어쩌다 닛산 리프 기반 전기 SUV가 됐나
과거의 영광은 어디에…팬들이 등을 돌린 진짜 이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포츠카의 이름이 10년 만에 돌아온다. 미쓰비시 ‘이클립스’의 부활 소식에 올드팬들의 기대가 컸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모습은 과거의 날렵한 스포츠카가 아닌 전혀 다른 형태의 전기 SUV였다. 팬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미쓰비시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전설의 스포츠카, 왜 전기 SUV로 돌아왔나
논란의 중심에 선 모델은 2027년형으로 출시될 ‘이클립스 스포츠백 EV’다. 이 차의 정체는 미쓰비시의 독자 개발 모델이 아닌,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결과물이다.
닛산의 차세대 전기차 ‘리프’를 기반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실루엣과 차체 비율은 리프와 거의 동일하지만, 전면부 범퍼와 그릴 등 일부 디자인에 미쓰비시 고유의 ‘다이내믹 쉴드’ 콘셉트를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쿠페형 SUV 스타일의 측면 라인과 18인치 공기역학 휠도 눈에 띈다.
닛산 리프와 얼마나 같고 다를까
파워트레인 역시 닛산 리프와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CMF-EV 플랫폼을 기반으로 52kWh 또는 75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176마력과 218마력 사양으로 나뉘어 제공될 전망이다. 가장 중요한 주행거리는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 최대 488km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정도 주행거리라면 일상적인 출퇴근은 물론 주말 장거리 여행까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실내 디자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닛산 리프와 유사한 듀얼 디스플레이 구성이 유력하다.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등 고급 사양 역시 공유할 것으로 관측된다.
팬들의 반발, 그럼에도 미쓰비시가 강행하는 이유
그렇다면 팬들은 왜 등을 돌리고 있을까. 이클립스는 1989년부터 2011년 단종되기 전까지 4세대에 걸쳐 판매된 미쓰비시의 상징적인 2도어 스포츠 쿠페였다. 날렵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젊은 층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미 미쓰비시는 SUV 모델인 ‘이클립스 크로스’에 이 이름을 사용하며 한 차례 논란을 겪었다. 이번 전기 SUV 등장에 “과거 스포츠카의 정체성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미쓰비시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이번 신차 출시를 강행할 방침이다. 2030년까지 매년 신차 또는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하고, 전동화 전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