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2% 성장률은 옛말, 15%대로 급락한 중국 전기차 시장의 현주소

‘공격적 확장’이냐 ‘수익성 확보’냐, 생존 걸고 갈라선 기업들의 운명은?

BYD 아토3 / 사진=BYD
BYD 아토3 / 사진=BYD


중국 전기차 시장의 고속 성장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하며 생존을 위한 본격적인 경쟁 국면에 돌입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정부 정책 변화, 내수 소비 위축, 그리고 기업들의 엇갈린 생존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무한 경쟁의 서막이 오른 시장에서 최후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42%에서 15%로, 꺾여버린 성장세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 증가율이 15.2%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42% 성장률과 비교하면 3분의 1 토막 수준에 불과한 수치다.

더 이상 파이를 키우는 양적 성장이 아닌, 한정된 시장을 두고 점유율을 뺏어와야 하는 ‘제로섬 게임’이 시작된 셈이다.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서 기업들의 생존 전략 역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지리 상위에L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리 상위에L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규모의 경제 노리는 신생 주자들



시장의 둔화 분위기 속에서도 일부 신생 업체들은 오히려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립모터는 올해 100만 대 판매를 목표로 내걸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60% 이상 성장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스마트폰으로 유명한 샤오미 역시 첫 전기차 SU7 출시와 함께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55만 대 판매를 목표로 설정, SUV를 포함한 신차 라인업 강화를 예고했다. 이는 후발주자들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분명한 의도로 풀이된다.

내실 다지기 나선 기존 강자들



반면, 기존 완성차 업체와 대형 그룹들은 외형 확장보다는 수익성 확보에 중점을 두는 모양새다. 장성차는 올해 순이익 목표를 100억 위안 이상으로 설정하면서도, 판매 목표는 오히려 180만 대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무리한 출혈 경쟁을 피하겠다는 신호다.

세계 1위 BYD 역시 내수 시장에서는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이미 지난해 내수 소비 위축을 겪으며 연간 목표를 16%나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올해는 내수 시장 대신 해외 시장에서 150만~160만 대 판매를 목표로 설정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판을 흔든 결정적 변수, 정부의 변심



시장 둔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가 꼽힌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를 5개년 계획의 ‘전략 산업’에서 제외하기 시작했으며, 구매세 면제와 같은 직접적인 지원 혜택도 점차 줄여나갈 전망이다.

정부 지원 감소는 시장의 ‘상위권 집중’ 현상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 전문 매체 36Kr은 “신생 업체들의 공격적인 확장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며 “올해 시장의 집중도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6년까지 중국 전기차 시장은 성장 둔화라는 공통된 환경 아래, 공격적인 생산 증가와 보수적인 수익성 방어가 공존하는 양극화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