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1위 자리 내준 벤츠, 대대적인 신차 공세로 반격 예고

전기차 올인 대신 하이브리드 병행, 현실적인 전략으로 선회



영원한 라이벌 BMW에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 1위 자리를 내준 메르세데스-벤츠가 대대적인 반격을 선언했다. 단순히 한두 개 모델을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다. 향후 3년간 무려 40종이 넘는 신차를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왕좌 탈환을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벤츠의 이번 전략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된다. 압도적인 신차 물량 공세, 핵심 볼륨 모델인 SUV 라인업 강화, 그리고 시장 변화에 발맞춘 유연한 전동화 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과연 벤츠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물량으로 승부 건다, 3년간 40종 이상 투입





메르세데스-벤츠의 반격은 그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향후 3년간 신차와 부분 변경 모델을 포함해 총 40종 이상을 시장에 투입한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판매 부진을 만회하고, 특히 7년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시장 등 주요 격전지에서 BMW와의 격차를 단숨에 줄이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신차 공세는 특정 세그먼트에 국한되지 않고, 엔트리부터 플래그십, 내연기관부터 순수 전기차까지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벤츠 브랜드 전체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선택과 집중, 핵심은 역시 SUV





물량 공세 속에서도 전략적인 선택과 집중은 뚜렷하다. 벤츠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SUV 라인업을 최우선 강화 대상으로 삼았다. 특히 브랜드의 판매량을 견인하는 핵심 볼륨 모델인 GLC, GLE, GLS에 역량을 집중한다.

최근 공개된 신형 GLE와 GLS를 필두로, 완전 신형 전기 SUV인 GLC EV까지 준비하며 막강한 SUV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탄탄한 판매 기반을 갖춘 볼륨 모델의 경쟁력을 극대화해 BMW를 추격할 확실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계산이다.

전기차 올인 대신 유연한 하이브리드 병행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전동화 전략의 수정이다. ‘전기차 올인’을 외치던 과거와 달리, 시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꾸준히 확장하면서도,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당분간 병행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특히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0마일(약 96km)을 전기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확대하고, 고성능의 상징인 V8 엔진 개발 역시 지속한다. 이는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 흐름과 맞물린 현실적인 판단으로,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소프트웨어로 완성될 벤츠의 미래



벤츠는 하드웨어를 넘어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자율주행 기술을 포함하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개발에 집중 투자하며 미래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또한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공장을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로 운영하는 등 생산 전략에도 변화를 줬다. 왕좌를 되찾기 위한 벤츠의 다각적인 노력이 어떤 결실을 볼지,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의 경쟁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