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후륜구동 플랫폼에 375마력 V8 엔진… 매입 전 확인할 부분은
한때 벤츠와 BMW를 겨냥했던 국산 대형 세단이 이제 200만 원대 중고차로 등장했다. 현대차가 개발비 5,000억 원을 쏟아부었던 1세대 제네시스(BH) 이야기다.
낮은 가격은 분명 유혹적이다. 하지만 이 차의 시작점과 현재 가치 사이에는 단순한 세월 이상의 배경이 존재한다.
5천억 쏟아부은 이유, 후륜구동부터 달랐다
2008년 등장한 제네시스 BH는 지금의 제네시스 브랜드가 탄생하기 전, 현대차가 내놓은 첫 프리미엄 도전이었다. 기존 그랜저나 에쿠스와 달리 완전히 새로운 후륜구동 플랫폼을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이는 단순히 더 비싼 차를 만드는 것과 방향성이 달랐음을 보여준다.
당시 현대차는 앞뒤 무게 배분을 52:48로 맞추고 전후륜 모두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독일 아우토반에서 시속 200km 주행 안정성을 목표로 삼을 만큼 차체 강성과 주행 성능에 공을 들였다. 5,000억 원이라는 개발비는 이런 기본기 설계에 집중적으로 투입됐다.
파워트레인 역시 V6 람다 엔진과 함께 최고출력 375마력을 내는 4.6L V8 타우 엔진까지 탑재했다. 여기에 천연 가죽 대시보드와 이중접합 차음 유리 등을 더해 정숙성까지 확보했다. 후륜구동의 주행 재미와 대형 세단의 안락함을 모두 잡으려 했던 시도다.
200만원대 유혹, 수리비는 반드시 계산해야
성과는 분명했다. 제네시스 BH는 2009년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됐고, 단종까지 전 세계에서 40만 대 이상 팔려나갔다. 신차 가격이 4,000만 원대 중반에서 시작했던 이 차는 15년이 지난 지금 크게 저렴해졌다.
현재 2008~2011년식 중고 매물은 200만 원대 중반부터 400만 원대 사이에 형성돼 있다. 하지만 이 가격만 보고 섣불리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 연식이 오래된 만큼 유지보수 비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오래된 하체 고무 부싱은 소음을 유발할 수 있고, 초기형 DIS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다이얼의 오작동 가능성도 점검 대상이다. 특히 일부 차량에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은 누설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예컨대 하체 주요 부품 정비에 약 50만 원, 점화플러그와 코일 교체에 약 30만 원 수준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구매가격과 초기 정비 예산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제네시스 BH는 단순히 오래된 대형 세단이 아니다. 현대차가 프리미엄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시도했던 독자 후륜구동 플랫폼과 V8 엔진의 기술력이 담겨있다. 낮은 매입 가격은 분명 매력적이지만, 15년 이상 지난 차량이라는 조건을 받아들이고 정비 비용까지 감안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