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테슬라 차주 98명, 9년간 사용 못한 FSD 기능 환불 요구 집단 소송 제기.
‘미래 기술’ 선판매 관행에 제동이 걸릴지, 5월 열릴 최종 변론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테슬라 FSD / 사진=테슬라
9년의 기다림은 결국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FSD)’ 옵션을 구매한 국내 차주 98명이 제조사를 상대로 제기한 환불 소송의 최종 변론이 임박했다.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하고도 핵심 기능을 사용하지 못한 차주들의 목소리가 법원의 판단을 통해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소송은 단순히 한 기업과 소비자 간의 분쟁을 넘어,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기술을 ‘미래의 약속’처럼 판매하는 자동차 업계의 관행 전반에 중대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끝나지 않는 약속, 엇갈린 주장
테슬라 FSD / 사진=테슬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변론에서 양측의 입장은 팽팽하게 맞섰다. 테슬라코리아 측은 차량 구매 계약서에 FSD 기능의 구체적인 제공 시점을 명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기술 개발 지연에는 각국의 복잡한 규제 환경 또한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강조하며 책임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원고인 차주 측의 입장은 단호하다. FSD 옵션 판매가 시작된 지 무려 9년이 지났고, 이는 상식적인 기다림의 범주를 넘어섰다는 것이다. 2017년부터 국내 판매가 시작됐지만, 현재까지 운전자가 제대로 쓸 수 있는 기능은 차선 유지 보조나 스마트 호출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는 사실상 계약 이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해당한다는 것이 원고 측의 핵심 논리다.
내 차는 왜 안되나, 국내 FSD의 현실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더욱 큰 데에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국내에 판매된 테슬라 차량 상당수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이라는 점이다. 문제는 이 차량들에 탑재된 하드웨어 사양이 완전자율주행 기능을 완벽하게 구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는 것이다.
2025년 기준으로 국내에 등록된 약 4만 8천 대의 테슬라 중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한다. 소프트웨어가 업데이트되더라도 하드웨어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FSD는 영원히 ‘그림의 떡’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차주들은 비싼 비용을 내고도 기능 사용은커녕 하드웨어 교체라는 추가 부담까지 떠안아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FSD를 둘러싼 논란은 비단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과 호주,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비슷한 내용의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소비자들이 일부 금액을 환불받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특히 영국에서는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 테슬라가 먼저 환불을 진행하며 분쟁을 마무리한 사례도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오는 5월 말로 예정된 국내 소송의 최종 변론은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판결이 자율주행 기술의 선판매 방식에 대한 중요한 법적 기준을 제시하고,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