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리오토 i6, 출고 두 달 만에 주행 중 전원 꺼짐 현상 속출
하필 세계 1위 CATL 배터리 탑재 차량에서만…과거 대규모 리콜 사태 재현 우려
리오토l6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중국의 유력 전기차 업체 리오토(Li Auto)의 신형 순수 전기 SUV, i6 모델에서 심상치 않은 결함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출고된 지 두 달도 채 안 된 신차가 주행 중 예고 없이 멈춰 서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하며 차주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특히 문제가 된 차량 모두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인 CATL의 제품을 탑재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된다. 바로 ‘빈번한 결함 보고’, ‘특정 배터리 집중’, 그리고 제조사의 ‘답답한 침묵’이다. 단순한 초기 품질 문제를 넘어, 중국 전기차 산업의 신뢰도 전반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번질 조짐이다.
출고 두 달 만에 도로 위 멈춤, 불안감 확산
리오토 메가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 등에는 리오토 i6 차주들의 경험담이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한 차주는 “차를 받은 지 58일 만에 아무런 경고 없이 차량이 멈춰 섰다”며 황당함을 토로했다. 또 다른 차주는 구매 3개월 만에 제조사로부터 배터리 이상 경고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게시물에는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는 다른 차주들의 댓글이 이어지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일부는 서비스센터로부터 점검 안내를 받았다고 밝혔지만, 문제의 명확한 원인이나 해결 방안이 공개되지 않아 차주들의 혼란과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유독 CATL 배터리에서만 발생하는 문제
공교롭게도 이번에 문제가 보고된 i6 차량들은 모두 CATL이 공급한 배터리를 사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결함의 원인이 배터리 셀 자체에 있는지, 혹은 차량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과의 연동 문제인지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CATL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37.8%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자칫 대규모 결함으로 번질 경우, ‘세계 1위’라는 명성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현재까지 리오토와 CATL 양측 모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개별 차량에 대한 점검과 부품 교체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땜질식 처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리오토L9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되살아나는 화재와 리콜의 악몽
리오토가 배터리 문제로 홍역을 치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플래그십 전기 MPV 모델인 ‘메가(Mega)’가 상하이에서 정상 주행 중 화재로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해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당시 사고 차량에는 CATL과 리오토가 공동 개발한 ‘기린 배터리’가 탑재됐다.
조사 결과 냉각수 부식 문제로 배터리 회로에서 누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결국 리오토는 약 1만1411대의 차량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으며, 이로 인한 비용만 약 11억 위안(약 19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여파로 ‘메가’의 판매량은 급감하며 뼈아픈 실패를 맛봐야 했다.
리오토의 순수 전기차 라인업 중 핵심 판매 모델인 i6에서 과거의 악몽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자 업계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소비자 신뢰는 한번 무너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리오토와 CATL이 투명한 정보 공개와 신속한 원인 규명으로 사태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을지, 시장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