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50만 대는 30년, 나머지 50만 대는 단 7년? 호주 대륙을 삼킨 K-파워의 가속도
기아차가 호주 시장에서 누적 판매 100만 대라는 어마어마한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1988년 호주 땅에 첫발을 내디딘 지 37년 만의 쾌거다. 지난 3일, 호주 퀸즈랜드의 한 전시장에서 열린 100만 번째 차량 전달식은 단순한 행사를 넘어, 이 브랜드가 걸어온 파란만장한 성공 신화의 화룡점정이었다.
기아, 호주 누적 판매 100만대 돌파 했다 (출처=기아)
놀라운 점은 판매 그래프의 기울기다. 첫 50만 대를 파는 데는 30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지만, 이후 50만 대를 추가하는 데는 단 7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과거보다 무려 4배 이상 빠른 속도로 호주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친 셈이다. 이쯤 되면 단순한 성장이 아니라 ‘퀀텀 점프’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가성비 딱지 떼고, 디자인과 기술로 승부
이런 폭발적인 성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환골탈태’ 수준의 브랜드 이미지 변신에 있다. 과거 ‘가성비 좋은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면, 이제는 세련된 디자인과 혁신적인 기술력, 탄탄한 안전성을 모두 갖춘 ‘갖고 싶은 차’로 완벽하게 자리매김했다.
타스만 듀얼 캡 모델 (출처=기아)
호주를 사로잡은 ‘효자 모델’ 4인방
100만 대 판매 신화의 뒤에는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 ‘효자 모델’들이 있었다. 판매량 1위의 영광은 총 20만 780대가 팔린 준중형 세단 ‘쎄라토’(현 K4)에게 돌아갔다.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상품성으로 브랜드의 저변을 넓힌 일등공신이다.
기아 K4 측면 (출처=기아)
그 뒤를 글로벌 베스트셀링 SUV ‘스포티지’가 18만 8159대로 바짝 쫓았고, 아쉽게 단종됐지만 소형차 시장을 주름잡았던 ‘리오’ 역시 16만 6062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힘을 보탰다. 특히 ‘아빠들의 차’를 넘어 호주 최고의 미니밴으로 군림하고 있는 ‘카니발’은 12만 3854대가 팔리며 특정 시장의 절대 강자임을 입증했다.

기아 EV5 측면 (출처=기아)
100만 번째 주인공 ‘타스만’, 새로운 심장을 달다
기아는 100만 대라는 달콤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미래를 그리고 있다. 그 야심의 중심에는 100만 번째 차량의 주인공이 된 픽업트럭 ‘타스만’이 있다. 토요타 하이럭스와 포드 레인저가 양분하고 있는 호주 최대 자동차 시장인 ‘Ute’(픽업트럭)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더 기아 타스만 측정면 (출처=기아)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