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과 차박은 기본, 달리는 VIP 라운지까지... 올 하반기 대형 SUV 시장 뒤흔들 두 거함의 정체

국내 대형 SUV 시장에 포드 익스페디션과 링컨 네비게이터라는 이름의 ‘미국산 거인’ 두 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 국내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조용히 마치고, 올 하반기 출격을 위한 모든 채비를 끝낸 것. 도로를 집어삼킬 듯한 덩치와 강력한 심장을 품은 이 두 형제의 등장은 ‘크면 클수록 좋다’는 국내 아빠들의 로망을 정조준하며 시장의 판을 흔들 준비를 마쳤다.
링컨 신형 네비게이터 측정면 (출처=링컨)
링컨 신형 네비게이터 측정면 (출처=링컨)


형은 터프하게, 동생은 우아하게

두 모델은 보기만 해도 든든한 ‘형제’ 사이다. 전장이 5.3미터를 훌쩍 넘는 압도적인 차체를 공유하며, 심장 역시 3.5리터 V6 에코부스트 엔진으로 같다. 하지만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포드 익스페디션 측정면 (출처=포드)
포드 익스페디션 측정면 (출처=포드)
형님 격인 포드 익스페디션은 406마력의 최고출력과 66.4kg·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거친 야생을 길들이기 위한 터프한 심장이다. 반면, 동생 격인 링컨 네비게이터는 같은 엔진을 트윈터보로 튜닝해 446마력, 70.5kg·m라는, 스포츠카가 부럽지 않은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부드러우면서도 폭발적인, 럭셔리의 정석을 보여준다. 이 강력한 힘은 10단 자동변속기와 사륜구동 시스템이 노면에 착 달라붙게 만들어 안정감을 더한다.

링컨 신형 네비게이터 정면 (출처=링컨)
링컨 신형 네비게이터 정면 (출처=링컨)
아빠의 로망 실현, 움직이는 오프로드 캠핑장

포드 익스페디션은 ‘실용성’과 ‘모험’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된다. 최대 3.1톤에 달하는 견인 능력은 어지간한 대형 카라반이나 보트쯤은 장난감처럼 끌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포드 익스페디션 실내(출처=포드)
포드 익스페디션 실내(출처=포드)


이 차의 진가는 험로에서 드러난다. 좁은 길에서 유턴하듯 차를 돌려주는 ‘트레일 턴 어시스트’나 바위를 기어가는 듯한 ‘록 크롤’ 기능은 이 차가 단순한 도심형 SUV가 아님을 증명한다. 실내에는 2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넣어 최신 트렌드를 놓치지 않았고,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센터 콘솔은 공간 활용의 마술을 보여준다. 그야말로 아빠들의 로망을 담아 달리는 ‘움직이는 캠핑장’이다.

도로 위를 지배하는 달리는 퍼스트 클래스

링컨 네비게이터는 문을 여는 순간, 다른 차원의 공간이 펼쳐진다.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광활하게 이어진 48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든다. 마치 미래 자동차의 조종석에 앉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링컨 신형 네비게이터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링컨)
링컨 신형 네비게이터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링컨)


귀는 더욱 호강한다. 28개의 스피커가 뿜어내는 ‘레벨 울티마 3D’ 사운드 시스템은 콘서트홀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한 감동을 선사한다. 영롱하게 빛나는 크리스털 볼륨 노브 같은 디테일은 감성을 자극한다. 모든 좌석에 열선과 통풍 기능은 기본, 고속도로에서 스스로 운전하는 ‘블루 크루즈’ 기능까지 더해져 ‘달리는 퍼스트 클래스’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가격과 숙명의 라이벌, 진짜 전쟁은 지금부터

가장 궁금한 것은 가격.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북미 시장을 기준으로 포드 익스페디션은 약 8,500만 원, 링컨 네비게이터는 약 1억 3,600만 원 선에서 시작한다. 국내 가격은 이와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링컨 신형 네비게이터 측후면 (출처=링컨)
링컨 신형 네비게이터 측후면 (출처=링컨)
이들의 등장은 곧 미국 시장의 오랜 라이벌 GM과의 ‘왕좌의 게임’을 예고한다. 익스페디션은 쉐보레 타호와 정면승부를, 네비게이터는 ‘럭셔리 SUV의 황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숙명의 대결을 펼치게 된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측정면 (출처=캐딜락)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측정면 (출처=캐딜락)
실용성을 앞세운 터프한 형과 궁극의 럭셔리를 자랑하는 우아한 동생. 이 매력적인 두 거인이 오랜 시간 쉐보레와 캐딜락이 양분해 온 국내 수입 대형 SUV 시장에 어떤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시장의 모든 눈과 귀가 이들에게 쏠리고 있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